공사중인 47층서 발화… 합선 추정
소방관들 난간 타고 올라가 진화… “완공 전엔 방재시설 없어 문제”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555m·123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47층 공사현장에서 16일 0시 2분경 철골구조물 위에 놓여 있는 철제 용접기 보관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넓이 3m² 정도의 컨테이너에서 시작된 작은 불이었지만, 화재 발생 지점이 47층이라 소방관의 진입이 어려워 불길을 잡는 데 25분이 걸렸다. 47층은 지상에서 소방차가 물을 뿌려도 닿지 않는 높이인 데다 고가사다리차에서 물을 뿌릴 수 있는 반경도 최대 17층 높이까지다. 소방관들은 44층까지 건물 외벽에 설치된 공사용 엘리베이터인 ‘호이스트’를 타고 올라갔다가 이후에는 H빔과 난간을 타고 현장으로 올라가는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47층에는 소화전이 없어 소방관들은 공사현장 각 층에 있는 소화기 60여 개를 모아 챙겨 올라가야 했다. 일부 진압팀은 호이스트를 타고 소화전이 있는 55층까지 올라가 물을 끌어다 47층에 뿌렸다. 직접 화재를 진압한 서울 송파소방서 소방관은 “공사 중인 건물에는 층마다 소화전을 설치할 법적 의무가 없다 보니 소화전이 없는 초고층빌딩 공사현장에서 대형화재가 나도 소화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47층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고 공구 일부가 불타 7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만 났다. 하지만 소방당국 관계자는 “비록 큰 불이 아니더라도 초고층건물에서의 화재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경고가 될 만한 화재였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47층 현장에 사람이 없던 점으로 보아 전기 배선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해 6월 25일 43층에서 거푸집 구조물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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