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6·25때 숨진 진주주민 유골 64년만에 귀향

2004년 마산서 발굴뒤 임시 안치… 진주유족회, 163구 모아 옮기기로

6·25전쟁 당시 집단 학살된 경남 진주지역 민간인 유골이 64년 만에 고향 품에 안긴다.

‘6·25전쟁 전후 진주 민간인 희생자유족회(회장 강병현)’는 “2004년 옛 경남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에서 발굴돼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 임시 안치된 진주지역 민간인 유골 163구를 진주로 옮기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족회는 19일 오후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서 유골을 모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야산에 마련된 컨테이너에 안치할 예정이다. 이 유골은 1950년 7월 국군이 보도연맹원으로 몰아 집단학살한 진주 진성면과 일반성면 일대 주민으로 추정된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산사태가 나면서 처음 발견된 유골은 2004년 경남대박물관 이상길 교수팀이 발굴해 경남대 예술관 밑 공터의 컨테이너에 안치했다. 유족회와 진주시가 그동안 유골 이전 방안을 논의해오다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된 것. 유골을 옮기기로 한 용산리 일대는 6·25 당시 국군방첩대와 경찰에 의해 주민 수백 명이 희생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족회는 2곳의 시유지를 대상으로 유골을 안치할 장소를 물색해오다 여의치 않자 최근 용산리의 야산 소유주와 협의 끝에 5년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유족회는 24일부터 이곳 주변에서 6·25 당시 희생된 민간인 유해 발굴작업도 벌인다. 이번 발굴은 민간 차원에서 출범한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 구성된 이후 가장 먼저 이뤄지는 것이라고 유족회는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