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점쟁이가 다 되어 가는 듯하다. 이젠 부모를 보면 한 번도 보지 않은 그 집 아이의 성향과 학습태도 등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말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자주 겪는다. 아이를 보면 부모가 어떤 분들인지 제법 알아맞힌다.
“넌 누굴 닮아 그 모양이니?”라고 아이를 비난하지 말자. “누구긴 누구겠어!”라고 얘기는 안 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뿐더러 아이를 망치는 것도, 흥하게 하는 것도 상당 부분 부모 몫임에 틀림이 없다.
부모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면 아이의 모습도 긍정적으로 변한다. 그렇다면 신학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부모가 어떤 변화를 지향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아이와 부모 간의 기대 수준을 합의하자.
학습 동기란 아이가 공부해야 하는 목적과 이유를 분명하게 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이가 애써 찾은 진로와 진학 목표, 학습 목표 등을 충분히 수렴하고, 비현실적인 부분을 수정해 가며, 부모의 기대 수준을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한 검사 결과에 의하면 부모와의 목표가 일치하는 아이들이 훨씬 강하고 높은 학업 동기를 보인다. 가정 내에서 가족 간의 정서적 지지 체계가 수립되었다는 의미다. 아이 입장에서 과도하거나 일방적이라고 느끼는 목표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부모가 갖는 기대 이상의 높은 목표치는 많은 경우 실망으로 이어지고, 일부 부모들은 아이를 비난하기까지 한다.
아이들과 상담하다 보면 부모는 이미 잊어버리고 있는 사건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너에게 실망했어”, “엄마는 너를 위해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넌 뭐니?” 같은 표현은 아이들에겐 오랫동안 아픔으로 남는다. 기대 수준을 합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은 아이의 현재 수준을 객관화해 현실적인 목표치를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설정된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나갈 때의 쾌감을 선물해 주도록 하자.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오르기 쉽도록 목표에 계단을 만들어 주자.
다음으로 부모 자신의 신학기 목표를 세우도록 하자.
우리에게는 미러뉴런(거울신경세포)이라는 것이 있다. 관찰하거나 간접경험만을 하더라도 직접 하고 있는 것처럼 같이 느끼고 따라 하게 하는 그런 신경조직이다. 우리 아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부모는 그러지 않으면서 아이들만 잡는다고 나아지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부모강연을 통해 만난 부모들 중 학업과 생활이 건강한 자녀를 둔 이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부모가 아이의 목표를 위해 모든 걸 바치기보다는, 부모 자신을 위한 목표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정을 갖고 있고 그런 열정을 아이들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열정의 모습들을 은연중에 체득한다.
그 목표가 ‘1년 동안 책 20권 읽기’처럼 사소하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목표지향적인 사람들이 가진 열정을 자연스럽게 대물림해 볼 때이다.
나를 변화시키기는 어렵지만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조금 수월하다. 나를 통해 우리 아이가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면 실로 투자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부모의 작은 변화가 가족 전체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The Change is the Ch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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