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 신입생이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오리엔테이션(OT)을 갖던 중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대전 충청권 대학들은 일찍부터 교내 행사로 전환하고 있다.
배재대는 과거 총학생회 단독으로 외부 전문기획사에 맡겨 진행해 왔던 신입생 OT를 올해부터 교내에서 ‘응답하라! 2014, 도전하라! 2014’라는 슬로건 아래 열기로 했다. 신입생들은 20일부터 2박 3일간 교내에서 아펜젤러리더십캠프(ALC)에 참가한다.
배재대는 새로운 형태의 신입생 OT 개발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교무처장을 위원장으로 각 단과대학장, 관련 부서장으로 구성된 ‘아펜젤러리더십교육위원회’를 가동해 왔다. 캠프는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새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교가 배우기 △탤런트 이인혜 씨의 ‘내 인생을 바꾼 5가지 습관’ 특강 △학과 탐방 등으로 구성됐다. 학사 관련 행정부서나 취업지원센터, 상담센터 등을 돌아보는 ‘배재 런닝맨’과 학교 뒷산을 등반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기면 교무처장은 “과거 외부 행사로 경제적 부담은 물론이고 종종 사고도 발생했다. 기존의 학교시설을 활용하고 교수와 직원이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해 비용을 절감하고 안전도 도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대는 그동안 전북 무주리조트 등을 통째로 빌려 총학생회 주관으로 개최했던 OT를 지난해부터 교내에서 일주일간 ‘비전위크(Vision Week)’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신입생에게 미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자아 탐색 △역량 계발 △대학생활 △진로 탐색 등으로 꾸미고 있다. 특히 미래의 직장 방문하기, 해외 배낭여행 도전하기, 도서관 이용투어 등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호서대의 경우 2012년까지 인근 도고온천 콘도 등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열었지만 지난해부터 교내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25일 자연대 공과대, 26일에는 인문 사회 예체능대 등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대학 관계자는 “외부 행사의 경우 신입생의 경제적 부담도 1인당 5만7000원이나 됐지만 올해 행사는 그 절반 이하로 낮췄다. 내용도 건전한 프로그램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목원대 역시 지난해부터 총학생회와 협의해 OT를 교내에서 시행하고 있다. 대학 체육관과 생활관에서 17일부터 21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3회에 걸쳐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충북대와 한국교원대, 충청대 등은 18일 청주 흥덕경찰서와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입생들이 새학기를 맞아 선배들의 강요로 술을 마신 뒤 숨지는 사건이 해마다 발생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학과 경찰이 협조 체제를 구축한 것. 이에 따라 경찰은 △112운동(술자리는 1차에서, 한 가지 술로, 2시간 이내에 끝내자는 의미) △음주 3권리 선언운동(폭탄주와 2차를 거부하고, 음주 자기 결정권을 갖자는 것)을 각 대학 측에 전달했고 대학가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19, 20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1박 2일간 신입생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OT를 갖는 강동대는 OT의 참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주류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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