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소치 “연아에 금메달”, 러시아 말고 전남 진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남종화 대가 소치 허련선생 고향 “십시일반… 진도개 1쌍도 선물”

24일 전남 진도지역 사회단체 대표와 주민들이 진도읍 곳곳에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은메달에 머문 김연아 선수에게 ‘국민 금메달’을 걸어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도군 제공
24일 전남 진도지역 사회단체 대표와 주민들이 진도읍 곳곳에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은메달에 머문 김연아 선수에게 ‘국민 금메달’을 걸어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도군 제공
‘SOCHI(러시아 소치)에서 못 받은 금메달, 다른 소치(小癡)가 드립니다.’

국토 서남단에 자리한 전남 진도군 주민이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24)에게 ‘국민 금메달’을 걸어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도 지역 사회단체 대표와 주민들은 21일 김 선수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은메달에 그친 것을 두고 ‘국민메달주기운동본부’(가칭)를 만들었다. 운동본부는 올림픽이 막을 내린 24일 진도군청과 진도대교 입구, 버스터미널 등지에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진도군은 김 선수가 태어난 경기 부천시와 1997년 자매결연한 인연도 있다.

인구가 3만4000여 명인 진도군민들이 이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진도를 대표하는 인물인 소치(小癡) 허련 선생(1808∼1893) 때문. 남종화(南宗畵)의 대가인 허련 선생의 호와 겨울올림픽이 열린 도시 이름이 같은 데 착안한 것이다. 남종화는 동양화의 한 분파로 북종화(北宗畵)에 대비되는 화파(畵派).

진도에는 허련 선생이 여생을 보냈던 운림산방(국가지정 명승 제80호)이 있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가 직계의 화맥이 200여 년간 5대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후손인 허문 화백(75)이 운림산방 내 소치기념관 명예관장을 맡고 있다. 운동본부는 주민 서명과 함께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올림픽 메달 크기의 ‘순금 메달’을 만들기로 했다. 박준영 사무국장은 “김연아 선수에게 메달을 줄 때 천연기념물인 진도개 1쌍도 함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소치#진도#진도개#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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