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당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을 찾기 위해 두 마리의 구조견이 동원됐다. 당장 잔해를 들어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속에 갇혀 있을지 모를 인명 구조에 나선 것.
이 구조견들은 부산소방안전본부 특수구조단 소속의 119 인명구조견인 세중(6·셰퍼드)과 천둥(3·골든 레트리버). 세중은 수컷, 천둥은 암컷이나 구조 활동을 위해 성기능을 제거했다. 이들은 위치추적, 산악 사고, 시체 탐색, 건물 붕괴 등 다양한 상황에 투입되고 있다. 사람보다 50배 이상의 청각과 1만 배 이상의 후각 능력을 발휘해 재난현장에서 ‘구조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올 들어 20회 출동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최근 3년간 150여 회 출동했다. 22일 오후 9시 40분경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특수구조단 김용덕 핸들러와 수색에 투입된 세중은 신고 접수 2시간 반 만에 여성을 찾아 귀가시켰다. 14일에는 등산 중 폭설로 고립된 등산객 3명을 4시간 반 수색한 끝에 구조했다. 지난달에도 치매노인과 실종자를 찾았다.
세중은 지난해 5월 열린 국제구조견 자격인증평가에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재난’ ‘산악’ 등 2개 부문에서 국가공인 1급(레벨 B)에 합격했다. 안병춘 특수구조단장은 “119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하려면 2, 3년 이상의 훈련기간을 거쳐 국가공인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며 “지진 붕괴 등 대규모 매몰 및 재난현장이나 험한 산악지형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용맹함도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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