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절열두조충 증상, 서민 교수 “길이 25m 촌충도…구충제 먹을필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11시 51분



13세 남자아이의 몸에서 길이 3.5m의 촌충(광절열두조충)이 나와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생충 박사'로 통하는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기생충학)는 26일 "최대 기록은 25m"라고 소개했다.

서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번에 발견된 광절열두조충은 촌충 중에 특히 길이가 길기로 유명한데 사실 이번 것은 3.5m밖에 안 되지만 제가 발견한 것 중엔 6m짜리도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서 교수는 25m 길이의 기생충이 사람 몸속에서 거의 '티 안 나게' 살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몸을 최대한 접어서 피해를 안 주게 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광절열두조충은 만 년 전 유적에서도 발견된다"며 "오랫동안 인류랑 같이 살았던 친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생충이 우리 몸속에 있어도 별 증상이 없는 이유에 대해 "기생충은 그렇게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지 않다. (이번에 발견된 3.5m짜리 기생충이) 우리 몸에서 영양분을 빼앗아 가봤자 밥풀 몇 톨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증상이 없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에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한창 자랄 때고 영양분이 많이 필요한 때라서 그런지 빈혈이 있다든가 피로감을 느낀다든가 (한다)"며 "이번 아이도 피로감을 많이 느껴서 병원에 갔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증상이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굳이 봄·가을에 구충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구충약은 회충 탓에 먹는 건데 회충은 거의 박멸됐다는 것.

그는 이번에 발견된 광절열두조충 같은 회충이 아닌 다른 기생충은 구충제를 복용해도 죽지 않는다며 디스토마 약을 먹어야 한다. 한 알이면 금방 죽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스토마 약을 구충제처럼 1년에 두 번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렸다.
그는 "일단 약값이 그렇게 싸지도 않을뿐더러 아무것도 없는데 먹는다면 그냥 허공에 대고 막 방망이질하는 거나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변검사를 통해 기생충이 발견될 때만 복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25일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 교수에 따르면 최근 항문 밖으로 기생충이 나오고 피로감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13세 남자 환자의 몸에서 3.5m의 광절열두조충이 배출됐다. 몸 밖으로 나오다 중간에 끊겨 실제 길이는 더 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환자가 평소 즐겨 먹던 생선회를 통해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광절열두조충 증상에 대해 누리꾼들은 “길이가 저렇게 긴데 증상이 없다니 신기” “광절열두조충 증상, 혹시 내 몸에도?” “광절열두조충 증상, 끔찍하다” “광절열두조충 증상, 생존력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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