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자살 사망자 대부분은 1주일 전쯤 가족 등 주변에 자살을 암시했지만 주변에서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충청인 특유의 ‘양반 정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충남도와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정신건강센터)는 전국에서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는 충남지역의 자살에 대해 심층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자살자의 유가족과 지인, 자살사건을 처리한 경찰관과 보건소 관계자 등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자살자의 유서, 일기, 병원 기록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최명민 백석대 교수와 김가득 전북대 교수, 김도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 등이 3개 연구팀을 구성해 2012년 6월부터 25명의 자살사건을 대상으로 유가족 및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실시했다.
조사 결과 자살자 52%는 사전에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 예를 들면 고마움을 표시하거나 부탁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그동안 해오지 않던 모습을 보였다. 굶거나 폭식을 하고, 거동이 불편해도 외출을 강행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부모 묘소를 찾거나 통장을 정리하고 양도하는 등 삶을 정리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의 원인으로 △경제적 빈곤에 의한 박탈감과 좌절감 △만성질환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과 괴리 △고령 노인 소외 △정서적 특징 △무분별한 음주 문화 등을 꼽았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분석은 충남지역의 자살 원인 가운데 하나가 ‘체면을 중시하는 양반문화’라는 점. 이는 자존심이 강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해 어려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지역적 특성을 말한다.
김도윤 부센터장은 “찾아가는 상담과 서비스 등 가족문제를 해결하고 개선을 위한 공공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충남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는 37.2명으로 세종시와 강원도에 이어 전국 3번째였고 전국 평균(28.1명)보다 높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