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54·사진)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2009년 양형 감경 사유에서 ‘경제발전 공로’ 등을 배제한 이후 대기업 총수에게 실형 선고가 확정된 첫 사례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7일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50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된 최 회장과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51)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특별사면이나 가석방을 받지 않는 한 최 회장은 2017년 1월, 최 부회장은 2016년 10월에야 풀려나게 돼 SK그룹의 총수 공백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최 회장 측이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범행을 주도했을 뿐 자신들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펀드 출자 과정과 자금 지급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횡령 범행의 공모가 인정된다”며 최 회장 측 상고를 기각했다. 또 원심이 김 전 고문을 증인 신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재량에 속한 것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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