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새누리당 후보 경선이 일찌감치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상대 후보를 향한 거친 말이 서로를 자극하며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최근 김해시를 방문해 기자들과 대화하며 “깜(지사감)이 되는 사람끼리 경선해야지, 레벨이 안 되면서 시비를 거니 일일이 대응도 못하고…”라며 상대인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깎아내렸다. 경남도청 마산 이전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박 전 시장을 공격했다.
박 시장 측 김범준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 지사의 사과와 해명을 촉구한다.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홍 지사에 대한 박 전 시장 측의 감정적 표현도 덜하진 않았다. 지난달 초순부터 홍 지사를 ‘막말 불통 독선 3관왕’ ‘거짓말 퍼레이드’ ‘도지사직 대권에 이용’ 등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도전자라서 애가 타겠지만 품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홍 지사의 강공을 불러들인 셈이다.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결정까지는 50일이 남았다. 이전투구가 계속되면 정치 혐오감만 커지고 결국 새누리당은 ‘함량 미달’이나 ‘불통 독선’ 가운데 한 명을 공천해야 한다는 결론만 남는다. 홍 지사는 ‘사법고시-검사-4선 국회의원-당 대표’의 이력을 가진 ‘법조계 출신 중앙정치인’이다. 홍 지사는 중량감에 걸맞게 통 큰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전주시장을,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구미시장을 거친 것처럼 기초단체장을 지낸 뒤 광역단체장을 하는 것이 드문 사례가 아니다. 당 대표와 사무총장 출신이 지방단체장에 ‘하향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행정고시(1979년)-행정관료 25년-민선 창원시장 3선’인 박 전 시장이 ‘깜’이 되고 안 되고는 1차적으로 새누리당공천관리위원회와 당원들이, 결국은 유권자가 판단한다. 홍 지사는 선수이지 심판은 아니다.
박 전 시장 역시 ‘겸손한 도전자’로서 상대를 예우해야 한다. 그것이 도민 마음을 얻는 지름길이다. 두 사람이 정책 대결을 통한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신사협정을 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데 선거판의 말도 바뀌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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