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1일부터 준법의료 투쟁”… 정부 “휴진 철회없인 대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의협 집단휴진]
휴진 참여율 저조… 동력 떨어져
24일 2차휴진 前 타협 가능성

10일 의료계의 집단휴진 참여율(정부 최종 집계 20.9%, 의협 49.1%)은 대한의사협회는 물론이고 정부 추정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 당초 정부는 30%, 의협은 70%가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집단휴진 찬반 투표에서는 총 투표자 4만8000여 명 중 76.69%가 휴진에 찬성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의 원칙 고수와 개업의 간에도 의견이 달라 예상보다 집단휴진 참여자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4∼29일 예정된 2차 집단휴진의 동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쟁점인 낮은 건강보험 수가(진료 시 건강보험에서 의사에게 지불하는 돈)도 사실상 3대 비급여 개선안에서 상당 부분 인상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휴진 동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욱이 의협 내부에서도 “어떤 이유로든 환자를 볼모로 휴진을 오래 끄는 건 어렵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 노환규 의협 회장 스스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격진료, 영리 자법인 허용, 건강보험 수가 개선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가 24일 2차 휴진 실시 이전에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겉으로는 “휴진 철회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1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의협은 일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24일로 예정된 2차 집단휴진의 동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의협은 우선 11∼23일 ‘환자 1명당 15분만 진료하기’ 등의 준법진료 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학병원들의 진료시간이 환자당 평균 3분인 것을 감안하면 환자들의 대기 시간은 2배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공의들은 하루에 8시간, 주당 40시간만 근무하기 등 준법투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10일 오후 이 방침을 철회했다. 병원들이 휴진에 참여하는 전공의들을 제재하기로 한 것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보인다. 의협은 24일 2차 휴진에서는 병원의 응급실, 중환자실 전공의 등 필수인력(전체 전공의 1만7000여 명 가운데 약 5%)까지 휴진에 동참시킬 계획이다.

한편 의협은 또 서명운동, 피켓 시위, 언론 홍보 등 각종 캠페인을 통해 휴진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최대한 반전시킬 계획이다. 약사회 치협 한의사협 등 다른 보건의료단체들과 연대투쟁도 도모키로 했다. 방상혁 의협 투쟁위원회 간사는 “정부가 의사들을 마치 용공 좌익으로 몰고 있다”며 “강경 대응에는 똑같이 강경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의사협회#집단휴진#2차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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