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농어촌 그룹 홈 사업 “열 효자 안부럽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홀로사는 노인들 한데 모여 외로움 달래고 숙식도 해결
호남 경로당 551곳 리모델링
지자체 “고령화 대안 지원 확대”

전남 순천시는 기존 경로당을 개·보수해 노인들 그룹 홈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순천시 월등면 화지마을 그룹 홈.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는 기존 경로당을 개·보수해 노인들 그룹 홈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순천시 월등면 화지마을 그룹 홈. 순천시 제공
광주 전남북 인구 527만 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83만 명(15.7%)이다. 농어촌 지역에 사는 노인 상당수는 홀로 살기 때문에 식사나 난방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고 고독사 우려도 높다. 이를 대비하고 더불어 사는 마을 형성을 위한 대안으로 홀로 사는 노인들이 한데 모여 숙식을 해결하는 그룹 홈 사업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룹 홈은 고독사를 막는 효과는 물론이고 난방비 절감, 숙식 해결, 외로움 극복 등의 이점이 있다. 노인들도 함께 모여 살면서 생활에 한결 활기가 생겼다고 좋아한다. 외지에 사는 자식들도 “나이 드신 부모가 식사를 제 시간에 할 수 있고 안부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호남지역 노인 인구는 전남 37만 명(전체의 19.6%), 전북 31만 명(16.5%), 광주 15만 명(10.1%). 홀로 사는 노인 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지만 농어촌 지역 노인 3명 중 1명이 사실상 홀로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농어촌 지역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은 몸이 아픈 것 말고도 끼니 해결이나 겨울철 난방이 제일 큰 걱정거리다.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경로당을 개·보수하거나 신축해 그룹 홈 공간으로 꾸민 곳은 전북 480곳. 전남 68곳, 광주 3곳. 그룹 홈으로 쓰이는 곳은 호남지역 전체 경로당 1만6367곳 중 551곳(3.4%)으로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경로당을 그룹 홈으로 제일 먼저 바꾼 곳은 2004년 전남 신안군 지도읍 경로당 ‘사랑의 집’이다. 당시 사랑의 집은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공동 공간이었다. 하지만 사랑의 집은 지난해 주변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생기면서 없어졌다. 전남 광양이나 진도 등에서 경로당 그룹 홈이 생겨났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일부 노인이 집을 놔두고 경로당에서 잠을 자기 싫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홀로 사는 노인이 늘어나 농어촌 마을 생활 공동체인 경로당 그룹 홈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졌다.

전북 김제시에는 2007년부터 경로당 그룹 홈이 생기기 시작해 현재는 140곳에 달한다. 전북 고창군은 마을의 빈집을 소유주와 20년 장기임대 계약을 한 뒤 생활하기 편하게 고쳐 마을의 홀몸노인들이 한집에서 숙식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룹 홈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전북 완주군 150곳, 진안군 142곳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전남 순천에는 경로당 그룹 홈 공간 16곳이 문을 열었다. 지난달 4일 문을 연 순천시 월등면 화지마을 경로당은 마을 노인 34명 중 홀로 사는 노인 6명이 함께 살고 있다. 화지경로당은 기존 경로당을 리모델링한 것. 이맹순 화지마을 이장(61·여)은 “홀로 사는 노인은 물론이고 자녀들까지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올해 경로당 그룹 홈 20곳을 추가로 신설할 예정. 올해 경로당 그룹 홈을 신설하는 곳은 전남 구례 8곳, 여수 2곳 등. 전남도 관계자는 “농어촌 고령화의 대안으로 그룹 홈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김광오 기자
#전북 김제시#전남 순천시#노인#그룹 홈 사업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