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 생애 첫 유권자가 되는 인천 출신 Y 씨(20·국어국문과 2년)는 인천의 고교 대학입시 문제점을 꼬집었다.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에 다니는 그는 ‘지옥’ 같은 고3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고3 담임교사는 제자의 대학입시는 사실상 뒷전이었고 가정 살림과 자식 교육에 더 신경을 쓰는 50대 주부 교사였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담임교사는 “고3 담임을 맡기 싫다고 교장에게 의견을 냈는데 ‘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맡았다는 푸념도 했다.
Y 씨 등 학생들은 “담임교사는 대입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잡이인데 수시 프로그램 하나 알려주지 않았다”며 “친구들이 다니는 다른 학교의 교사들도 전문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2011, 2012, 2013학년도 수능 성적 3년 연속 전국 최하위. 근무평정 조작과 금품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현 교육감. 반복되는 불공정 인사에 따른 교육계 불신. 인천교육이 학생과 교사, 학부모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는 사례들이다. 이 때문에 6월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유권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예비등록을 마친 5명의 후보로 압축되고 있다.
민주·진보 진영이 이청연 예비후보(60·인천시 자원봉사센터 회장)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룬 가운데 보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인천교육의 총체적 부실은 불통(不通)이 가져온 결과다. 소통을 잘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감이 되면 원탁회의를 상설화해 교육 주체가 회의에 참석해 교육정책이 결정되도록 하겠다”며 “모두를 위한 교육, 모두가 주인인 교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4일 가장 먼저 등록을 마친 안경수 예비후보(64)는 인천대 총장을 지냈다. 32년간 인천대에 재직한 그는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다는 마음으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의 권위가 실추되면서 인천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교사가 존경받고 제자가 사랑받는 교육현장’을 만들기 위해 ‘인성교육 수련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평교사에서 교육장까지 40여 년간 교육현장을 지켜 온 김한신 예비후보(64)는 “초중고교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 100% 진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성화 고교와 일반계 고교 지원 학생들이 정원 초과로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학교지원시스템을 손질할 예정이다. 또 수시 위주의 인천 입시정책으로는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입시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였다.
인하대 총장을 지낸 이본수 예비후보(67)는 “인천교육을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30여 년간 대학 총장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불공정한 인사제도를 개혁하고, 학교폭력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인천은 전국 최하위 수능 성적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학생들은 학교폭력과 진로 문제로 방황하고 아파하고 있다”며 “불공정 인사 관행을 없애고 교사들의 행정잡무를 줄여 교육에 열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태 예비후보(67)는 고교 교사와 장학사, 장학관, 연구관을 지냈다. 그는 “교단이 변해야 인천교육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의 잔무 경감과 신뢰받는 공평한 인사를 공약했다. 학부모와 교사, 교장이 하나의 교육 목표를 지향하는 교육 현장을 만들어 교육 수요자로부터 신뢰받는 인천교육을 만들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한편 이청연 예비후보를 제외한 보수 교육감 후보로 분류되는 4명의 후보는 6일 모임을 갖고 보수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경선 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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