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당 15분 진료’ 거의 안이뤄져… 우군 여겼던 야당도 “휴진 자제”
노환규회장 “17일까지 타결되면 18일 총투표 거쳐 2차휴진 철회”
집단휴진에 이어 의료계가 11일부터 환자 한 명당 15분씩 진료하기 등 준법 진료 투쟁을 시작했지만 실제로 이에 참여한 동네 의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전날 휴진에 참여했던 서울의 동네 의원 10곳을 방문한 결과 15분 이상 준법진료를 한 의원은 한 곳도 없었다.
10일 동네 의원의 휴진 참여율이 20.9%(정부 집계)에 그친 데다 11일 준법 진료투쟁 참여율이 극히 저조하자 응급실, 중환자실 의료인력 등 필수인력까지 참여하기로 2차 집단휴진(24∼29일)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사들의 휴진 참여율이 낮은 데다 정부와 의료계에서 2차 집단휴진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 정부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1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것도 양측 간 타협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17일까지는 투쟁보다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의정 합의가 이뤄지면 18일부터 의사 총투표를 진행해 24일 예정된 2차 집단휴진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이 파업 철회 계획을 세부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상황에서 정부와 의협의 합의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의협은 파업 철회의 조건으로 △원격진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 이전에 충분한 논의 △영리자법인 강행을 보류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건강보험제도 저수가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을 내걸었다. 이전까지 원격진료 영리자법인 철회 같은 강경한 단어를 사용했던 것보다는 한층 누그러진 태도다.
노 회장은 “의사 총투표를 진행하려면 17일까지 의정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응급실 필수인력이 파업에 가담해 국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군으로 여겼던 민주당 의원들이 ‘휴진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의협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민주당의 김용익 김성주 이목희 이언주 남윤인순 은수미 의원은 의협회관을 방문해 “의협을 지지하지만 휴진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를 구성해 의정 대화를 하자”는 의견을 전했다. 정부도 대화 분위기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24일 2차 집단휴진 전까지 원격진료 등 의료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10일 휴진에 가담한 약 5900개 의원에 대한 행정처분도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10일 휴진에 불참했던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오후 6시 뒤늦게 투쟁 참여를 결의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11일 투쟁 참여를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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