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2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지역의 ‘자율 개발’을 강조했다. 그동안 지역사업은 정치권의 요구를 받아 중앙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앞으로는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개발계획을 세워 중앙정부에 제안하고, 타당성이 있으면 적극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바뀐다. ‘톱-다운’에서 ‘보텀-업’ 방식으로 바뀌는 것. 또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뒤따르는 광역 개발방식 대신 소규모 생활권 위주의 지역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 광역개발 폐기, 소규모 행복생활권으로
정부는 우선 기존 ‘5+2 광역경제권’ 계획을 폐기하고 전국 56개 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행복생활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광역경제권 계획은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부터 지역정책의 기본 골격을 이뤘다. 전국을 5대 광역경제권(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과 2대 특별광역권(강원권, 제주권)으로 묶은 뒤 고속도로와 철도 등 30개 SOC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대해 지역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인근 시군구끼리 공동으로 ‘지역행복생활권’을 만들어 원하는 지역사업을 신청하라고 전국 시군구에 요구했다. 그 결과 전국 시군구가 56개 공동생활권을 만들어 총 2146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역행복생활권에서 제안한 사업은 주민 생활과 밀착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은 두 지자체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신생아 분만 산부인과의 운영 지원을 요청했다. 전북 무주군과 진안군, 장수군은 세 군 경계지역 오지마을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정부는 7월까지 지원대상 사업을 선정해 내년부터 지원에 나선다. ○ 지역별 특화발전 프로젝트 가동
광역지자체에 대해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한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성장동력 사업을 선정해 기업 유치 활동을 벌이면 정부가 규제완화 등의 지원을 해준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서울과 세종을 제외한 지자체당 1개씩 총 15개 특화발전 프로젝트 후보군을 마련했다. 이 중 11개는 부산의 영상산업과 대구의 소프트웨어 융합산업, 인천의 서비스산업 허브 구축, 광주의 문화콘텐츠 등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공약들이다. 정부는 지자체별로 1개씩의 프로젝트를 7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상당수 지자체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부산은 지역 현안이던 영화종합촬영소 설립이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과 충북, 전남 등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인천과 대구 등의 지자체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데다 지역 대표성도 떨어진다”는 반응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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