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유-박종훈-김명룡 단일화 논의… 고영진 현 교육감 연임도전에 제동
1대3 → 1대1 구도땐 결과 예측불허
6·4 경남도교육감 선거전의 ‘구도싸움’이 시작됐다. 13일 한 예비후보가 ‘통 큰 단일화’ 제의로 후보 연대에 불을 지폈지만 후보마다 셈법이 달라 결론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교육감 선거는 고영진 현 교육감(67)에게 김명룡 창원대 교수(51), 김선유 진주교육대 총장(59), 박종훈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53), 조형래 교육의원(47) 등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고 교육감은 보수 성향이고 김 교수와 김 총장은 중도, 박 대표와 조 의원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박 대표는 경남지역 90여 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좋은 교육감 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에서 경선을 통해 뽑힌 단일 후보다. 김 총장과 김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청렴하고 합리적인 교육감 만들기 모임’(청합모)을 결성하고 단일화 논의를 했으나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다.
이런 가운데 김 총장이 13일 김 교수, 박 대표 등에게 ‘통 큰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연임을 노리는 현역에게 중도 또는 진보 성향의 후보가 여러 명 도전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단일화는 이해득실을 앞세우는 정치 공학적 계산이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김 교수와 박 대표에게 “3월 31일까지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늦어도 19일부터 후보 회담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도민들이 납득할 정도의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두 예비후보가 제안하는 어떤 단일화 방법도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와 박 대표는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라거나 “자기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교수는 “총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 총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자고 하면 어불성설이며 ‘통 큰 단일화’라고 하지만 사실은 김 총장 중심으로 단일화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소신과 철학을 충분히 알린 뒤 본선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기에 (단일화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학교수라는 공통점이 있고 ‘청합모’를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를 해온 만큼 자신에 대한 압박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내부 논의를 거쳐 17, 18일경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며 그 무렵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치열한 ‘예선’을 거친 만큼 ‘청합모’에서 먼저 한 명으로 정리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임에 나서는 고 교육감 측은 “후보 단일화는 알아서 할 일이지만 생각과 철학이 다른 분들의 단일화 논의가 우리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부경남에 방송통신중학교를 신설하는 문제 등 새 학기를 맞아 현안을 처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선거에서는 고 교육감이 25.9%를 득표해 당선됐다. 권정호 전 교육감은 24.3%, 박 대표는 23.1%를 얻는 등 유력 후보의 득표율에 큰 차이가 없었다. 진보진영 등이 후보 단일화를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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