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신라호텔 출입문을 들이받은 80대 택시기사에게 수억 원에 달하는 변상 의무를 면제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후 5시께 홍모 씨(82)가 몰던 모범택시가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 현관으로 돌진해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객과 호텔 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이 완파됐다. 회전문 주문 제작에 4~5개월은 걸려 현재 가림막을 친 상태다.
홍 씨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로비 쪽으로 천천히 접근하던 중 갑자기 속도가 높아졌다면서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급발진이 아닌 홍씨의 운전 부주의로 조사를 마쳤다. 홍씨는 5000만원 한도의 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신라호텔의 피해액은 5억 원 수준이라 꼼짝없이 4억 원이 넘는 금액을 호텔에 변상해야할 상황이었다.
이부진 사장은 사고가 벌어진 뒤 홍 씨의 사연을 듣고는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을 불러 "택시 기사도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 같지는 않은데 이번 사고로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의 지시로 한인규 부사장과 하주호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는 사고 발생 이틀 후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홍씨의 집을 찾아갔고, 낡은 반지하 빌라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한인규 부사장은 홍 씨를 만난 뒤 이부진 사장에게 "변상 얘기는 꺼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해들은 이부진 사장은 결국 사고로 인한 피해를 사측이 직접 해결하겠다면서 홍 씨를 상대로한 4억원 변상 신청을 취소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사장님 의견이 반영돼 내부적으로 조용히 이뤄진 결정"이라며 "아직 다른 피해 배상 문제 등은 남아 있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부진 사장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며 칭찬하는 분위기다. "이부진, 역시 다르네", "이부진, 저 운전기사 할아버지 얼마나 놀랐을까?", "이부진, 어쩌다 사고가 저렇게 크게 났지?" "이부진, 저게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부진 사장이 4억 원보다 훨씬 많은 광고효과를 봤다는 반응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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