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이번엔 ‘건정심 위원 배분’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0일 03시 00분


‘공익위원 8명 가입-공급자 同數’ 논란… 수가결정 유리한 인적구성 노려
의협 “4명 의료계, 4명 가입자로”… 복지부 “정부측 위원 당연히 포함”

건강보험 수가를 최종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조개편안을 두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건정심 위원은 위원장 1명(보건복지부 차관)을 제외하고 △가입자 대표(시민단체 등) 8명 △공급자 대표(의료계) 8명 △공익위원(정부 관계자 4명, 장관 위촉 전문가 4명) 8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17일 복지부와 의협이 발표한 의·정 협의문에서 ‘건정심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하여 구성한다’는 문구를 두고 양측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의협은 이 문구가 공익위원 8명 중 4명은 가입자 단체가, 나머지 4명은 공급자 단체가 추천하는 걸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의협은 그간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항상 가입자 편에 섰기 때문에 현행 건정심 구조는 불공평한 ‘8(공급자 대표) 대 16(가입자·공익대표)’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정부 관계자 4명을 건정심 위원에서 배제하고 공익위원 8명 중 절반을 의료계가 추천할 수 있게 되면 수가 협상 구도는 ‘12(가입자) 대 12(공급자)’로 평등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19일 “건정심 구조개선 조항은 그동안 정부가 독점하던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1 대 1로 동수 추천하기로 동의한 것”이라며 “건정심 구조 개선은 정부가 이미 문서로 인정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부인하면 정부는 협상에서 신의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두고 “의협의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건정심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인원은 확정된 바 없고 공익위원에 정부 측 인사는 기본적으로 포함된다는 것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건정심 인적 구성은 연내 추진하기로 한 건강보험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건정심 위원 수는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권 정책관은 “협상 중재자로서 정부 측 인사가 건정심에 들어가는 건 의협도 동의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20일 정오까지 이번 협상안을 바탕으로 2차 휴진 철회를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한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건정심 위원 배분#공익위원#건강보험#구조개편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