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발 아래 756m 아찔, 구름모자 쓰고 사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0일 03시 00분


전남 화순 백아산 ‘하늘다리’
바닥 조망창-데크로드도 설치

전남 화순군이 지난해 12월 완공한 ‘하늘다리’. 해발 756m에 길이 66m의 산악 현수교량이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이 지난해 12월 완공한 ‘하늘다리’. 해발 756m에 길이 66m의 산악 현수교량이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 북면에 있는 백아산(해발 810m)은 ‘흰 백(白)’ ‘거위 아(鵝)’자를 쓴 산 이름처럼 매끈하고 흰 바위봉우리가 능선에 줄지어 섰다. 칼날 같은 바위가 많아 산세가 험하다. 바위가 흰빛을 내는 것은 석회 성분이 많기 때문. 흰빛과 어울려 있는 산이 잘 가꾼 부잣집 정원 같다. 백아산은 철쭉과 단풍, 설경, 운해 등으로 4계절 내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백아산에 최근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겼다. 화순군이 2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한 ‘하늘다리’다. 해발 756m 지점의 마당바위와 절터바위를 연결하는 연장 66m, 폭 1.2m의 산악 현수교량으로, 최대 13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다. 다리 중앙에 가로 40cm, 세로 1m 크기의 강화유리 조망창 3곳이 설치돼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마당바위에서 하늘다리 사이 바위무리들 위로 설치된 데크로드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탄성을 자아낸다.

백아산은 지리산, 백운산과 함께 우리 민족의 비운을 간직한 산이다. 1950년 좌우 이념의 갈등으로 촉발된 이른바 ‘빨치산’과 이를 소탕하려던 ‘토벌대’ 간 치열한 살육 전쟁이 벌어진 공간이었다. 당시 빨치산은 백아산이 지리산과 무등산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인 데다 험한 산세인 것을 이용해 산 정상과 마당바위에 진지를 구축했다. 화순군은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로 ‘하늘다리’란 이름을 지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화순군#하늘다리#백아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