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의료한류에도 특화시장 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1일 03시 00분


인천의료관광재단, 심·뇌혈관 해외환자 유치 적극 나서
다른 지자체가 성형-미용 집중할때 사망률 높은 심·뇌혈관 눈돌려
지난해 외국환자 564명 유치

지난해 12월 중순 인하대병원에서 심혈관 수술을 받은 러시아 출신 마이슈크 이리나 씨가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인천관광의료재단과 병원들의 노력으로 인천이 중증 심·뇌혈관 관련 외국 환자 유치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지난해 12월 중순 인하대병원에서 심혈관 수술을 받은 러시아 출신 마이슈크 이리나 씨가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인천관광의료재단과 병원들의 노력으로 인천이 중증 심·뇌혈관 관련 외국 환자 유치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지난달 20일 가톨릭병원 인천성모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간 나탈리야 시스코바 씨(55·여)와 남편은 이 병원 국제진료협력센터 담당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보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보면서 고마웠고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환자의 마음을 잘 읽어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의료진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은 병마와 싸우는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시스코바 씨는 오른쪽 팔과 얼굴 등 마비 증상으로 러시아 병원을 찾았는데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에서의 치료와 수술이 믿음직하지 못했던 그는 인천의료관광재단이 펼친 온라인 홍보 마케팅을 접했다.

이를 통해 인천성모병원에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쾌적한 의료환경, 첨단장비 등이 갖춰진 것을 확인하고 지난해 9월 5일 병원을 찾았다. 그는 올 1월 20일 3차 입원 후 수술했고 한 달간 입원한 뒤 러시아로 귀국했다.

인천의료관광재단은 다른 지자체가 성형 관절 관련 의료관광 마케팅에 주력할 때 심·뇌혈관에 역량을 집중했다. 재단은 심·뇌혈관 질환이 세계적으로 사망률 1위 질환으로 국제적 수요가 많다는 데 주목했다. 또 비용이 많이 드는 질환이어서 병원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외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62만 원이지만 심·뇌혈관과 같은 중증 환자의 경우 910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재단은 그동안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국 몽골 등 자매우호 도시를 대상으로 심·뇌혈관 환자 유치에 나섰다.

그 덕분에 지난해 인천의 주요 의료기관은 심·뇌혈관 외국인 환자 564명을 유치했다.

재단 출범 후 인천에서는 2011년 4004명에 불과하던 해외 환자 수가 2012년 6371명, 지난해 1만 명으로 늘었다. 진료수익도 같은 기간 59억8600만 원에서 190억 여 원으로 늘었다. 재단은 올해 1만4000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해 301억 원의 진료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발생하는 관광수익도 올해 100억여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재단은 지역 병원과 다양한 해외 의료 마케팅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의료상담 사무소를 운영했다. 매월 50∼70건의 의료상담을 진행해 이 중 매월 5∼10명의 환자를 인천으로 보내고 있다.

재단은 형편이 어려운 해외 환자를 위한 나눔 의료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인하대병원에서는 어려운 가정형편과 낙후된 러시아의 심혈관 의료기술 탓에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마이슈크 이리나 씨(60·여)를 수술했다. 재단과 병원이 나서 의료비 지원을 주선해 그는 신속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리나 씨는 “러시아에서는 거의 포기했었는데 인하대에서 가슴을 열지 않는 최첨단 방식으로 수술을 받아 후유증도 적었다”고 말했다.

김봉기 인천의료관광재단 대표는 “최근 인천의료관광재단이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14년 지역 해외 환자 유치선도 의료기술 육성사업’에 3년 연속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올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활용한 의료관광 상품도 선보여 환자 유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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