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들 술술 檢 “갈데까지 가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1일 03시 00분


권과장 재소환… 윗선수사 탄력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일 주선양 총영사관 부총영사인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권 과장은 간첩혐의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의 출입경 기록 발급 확인서를 입수한 과정과 위조로 드러난 싼허(三合)변방검사참 문건에 대한 영사확인서를 작성한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찰청 강력부장)은 권 과장을 상대로 국정원 대공수사국 ‘블랙요원’ 김모 과장(구속)이 국정원 협조자를 통해 문건을 위조하는 데 얼마나 관여했는지, 관련 보고를 받고 묵인하지는 않았는지 조사했다. 특히 문건 입수 과정에서 김 과장의 협조자가 소개해 준 사람을 권 과장이 대신 만난 흔적도 포착됐다. 검찰은 또 권 과장과 김 과장의 직속상관인 대공수사국 이모 팀장에게 문건 입수 경위를 어떻게 보고했는지도 집중 추궁했다.

싼허 문건에 대한 ‘가짜 영사확인서’를 쓴 이모 영사 등 일부 국정원 직원들은 당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김 과장 등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문건 위조 정황이 담겨 있다고 보고, 이 보고서가 지휘라인에 전달된 과정에 대해 상세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과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위조 사실을 몰랐다”며 주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대공수사국 이모 팀장 등 ‘윗선’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갈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이 김 과장의 구속영장에 “국정원 직원들이 증거조작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적시한 것도 현재까지 입수된 증거와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이 혐의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팀장(처장급)뿐 아니라 수사단장(부국장급), 대공수사국장 등 국정원 핵심 지휘라인도 증거 위조를 알았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국가정보원#간첩사건 증거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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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4-03-24 11:21:35

    살인강도가 시속 200키로로 도망가는 것을 경찰이 시속 230킬로로 따라잡아 검거했다. 검찰이 경찰에게 물었다. '검거시 시속 몇 킬로로 달렸나요? 230키로요. 교통법규 위반했으니 살인 강도는 무죄요.' 한다면,..이짓거리를 지금 검찰이 하고 있는 거 아닌가?

  • 2014-03-24 14:52:31

    국장원 귄위와 국가권위가 동위다. 국정원의 권위를 실추시키면 국가권위도 실추된다.빈대잡기위해 초가삼간 태워서는 아니된다.

  • 2014-03-24 14:39:33

    이참에 국정원 해체하고 국보법 없애고 검찰이 다하게하자. 검찰이 바쁜데 간첩잡을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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