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사립대를 다니던 채모 씨(29)는 넉넉지 못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다녔다. 지난해 3월 졸업을 앞두고 갚아야 할 학자금이 무려 1800만 원에 이르자 채 씨는 부담감 때문에 엉뚱한 생각을 품게 됐다.
훔친 스마트폰이 가장 현금화하기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범행 장소로 ‘뷔페식당’을 골랐다. 뷔페식당에서는 고객들이 음식을 더 먹기 위해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스마트폰을 식탁에 놓고 일어난다는 점을 간파해 범행에 이용했다. 채 씨는 서울, 광주, 부산 등 전국 유명 뷔페식당을 다니며 이런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훔쳤다. 그는 식당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위해 오리털 파카는 미리 비상구 계단에 벗어둔 뒤 티셔츠만 입고 입장했다.
채 씨가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전국에서 훔친 스마트폰은 43대. 한 대에 약 30만 원씩 1300여만 원을 챙겼다. 그는 이 돈으로 학자금 대출 빚도 일부 갚고 애인에게 선물을 사주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채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채 씨가 붙잡힌 후 ‘양심에 찔려 밤마다 경찰에게 잡히는 꿈을 꿨는데 오히려 홀가분하다. 부모님에게 죄송하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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