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DGIST 총장(왼쪽)이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공대(ETH) 교수와 융복합형 기초과학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뷔트리히 교수는 19일 DGIST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강연을 들으면서 ‘훗날 나도 이런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멋진 강연을 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가슴 뛰는 입학선물 같습니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융복합대학 기초학부 신입생 부혜리 씨(19)는 24일 “DGIST가 세계적인 융복합대학으로 날아오르도록 저부터 알찬 대학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18일 DGIST를 방문한 쿠르트 뷔트리히 스위스 연방공대(ETH) 생물학과 교수(78)의 강연을 들은 소감이다. 뷔트리히 교수는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ETH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으로 아인슈타인의 모교로도 유명하다.
DGIST에 ‘세계 초일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을 향한 의욕이 넘친다. 무엇보다 이 꿈을 실현시킬 기초학부 첫 신입생 168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전국 720여 개 고교에서 지원한 2000여 명 가운데 잠재력과 가능성이 뛰어난 최상위권 인재를 고르고 또 골랐다. 전원 국가장학생이어서 학비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
신입생 중에는 DGIST가 2011년부터 마련한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하는 석학초청 강연을 듣고 진학한 경우도 적지않다. 그동안 물리학과 생리의학, 화학 등 노벨상 수상자 7명이 DGIST에서 강연했다.
뷔트리히 교수는 강연에 앞서 신성철 DGIST 총장(61)과 대담했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2012년에 받은 신 총장은 세계적인 물리학자이다. 신 총장은 뷔트리히 교수에게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융복합 교육의 효과적인 방향 등을 질문했다.
뷔트리히 교수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연구해야 노벨상뿐 아니라 삶을 바꾸는 과학기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자기공명영상(MRI)이 의료분야에서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기초과학연구가 195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을 때는 경제적 효과가 이렇게 거대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인슈타인 등 뛰어난 과학자들의 위인전을 읽으면서 인생의 목표를 추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GIST는 뷔트리히 교수를 뉴바이올로지 전공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19일에는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소인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55)이 DGIST를 방문해 강연했다. 그는 “기초과학연구를 통한 신기술을 기업에 활발하게 이전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GIST는 최근 3년 동안 레이더와 자동차 부품 등 10여 건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이전료 11억 원을 받았다. 신 총장은 “기초학부 학생들이 가까운 미래에 세계를 무대로 뛰는 융복합형 과학인재가 되도록 완벽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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