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마다 제주를 노랗게 물들였던 유채가 사실상 농업작물로는 생명력을 잃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재배면적이 1980년 8150ha에 이르며 환금작물로 인기를 끌었던 유채가 해마다 면적이 줄어 현재 250ha에 불과하다.
제주도는 지난해 유채 kg당 1500원을 주고 25t을 수매해 기름과 종자, 샐러드(새싹채소)용으로 판매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채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값싼 식용유에 밀린 데다 수입 자유화 이후 외국산 유채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들기름·올리브유·포도씨유 등 다양한 기름이 쏟아지면서 유채기름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정부는 2007년 바이오디젤용 유채 시범 수매사업을 실시해 ha당 300만 원을 지원했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년 만에 포기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강형식 연구사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신재생연료에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하도록 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바이오디젤로 활용되지 못해 유채산업은 사실상 끝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유채는 사진 촬영용이나 자급자족을 위한 나물용으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유채꽃 사진 촬영장소는 모두 23곳으로 1인당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일부 농가는 밭농업 직불사업으로 보조를 받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제주도는 경관 농업용으로 지난해 우도에 60ha의 유채꽃밭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 표선면 가시리에서 15ha를 재배했다. 제주도 임상필 감귤특작과장은 “유채 경관 재배는 기본 면적이 2ha 이상 돼야 하기 때문에 마을 단위로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 사업은 꽃을 피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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