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우수교원 年100여 명 초빙
융합전공-학생설계전공제도 신설… 세종시에 ‘창조캠퍼스’ 설립 추진
고려대 김병철 총장은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대학의 목표로 “지혜로운 인재 양성”을 꼽았다. 전문성과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단순 생존 차원에서만 아닌 업무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지혜가 으뜸 되는 덕목이란 얘기다. 그는 “지식이 있는 사람은 본인의 그릇만 채우지만, 지혜로운 리더는 신지식을 창조해 여러 사람들의 그릇까지 동시에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학교 장기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 기반은 어디에서 올까.
일단 최고의 교수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 총장 취임 이후 그가 국내외에서 우수 교원들을 매년 100여 명씩 초빙한 이유다. 최첨단 교육연구 인프라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고려대는 최근 약학대학 연구 실험동, 미디어관, 의과대학 본관, CJ 법학관, 의생명공학연구원, 우정간호학관, 안암글로벌하우스, 현대자동차 경영관, 안산병원 본관(증축), 문숙의학관 등을 준공했다. 김 총장은 “하나과학관과 미래공학관은 올해 내 들어설 예정”이라며 “세종시에는 ‘창조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학교가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려면 학교발전기금 모금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기부금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기부금이 최근 3년 동안 약 123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종합대학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고려대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우수 논문 수는 최근 4년 동안 84% 증가했고, 교육부가 추진 중인 BK21 플러스 사업에선 26개가 선정돼 전국 최다 사업단을 배출했다.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사업에서도 참여기관 중 유일하게 2개 병원(안암, 구로병원)이 선정됐다. 대학들은 지금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 중이다. 고려대가 비중 있게 추진하는 역량 강화 방안은 뭘까.
김 총장은 “유니버시티 플러스(University Plus)라는 새로운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싶다”며 “세계적인 석학 및 각 분야의 명사, 전문가들 초청 강좌인데 학생들의 창의성, 균형감각은 물론이고 따뜻한 감성과 품위까지 길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꼽은 역량 강화방안은 수업 및 교수학습 관련 제도 정비. 기존의 연계전공을 확대·개편해 ‘융합전공’ 제도를 마련하고, 학생이 계획하고 교수의 지도를 거쳐 이수하는 ‘학생설계전공’을 신설한 것도 제도 정비 과정에서 이뤄졌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재수강 제도와 취득학점 포기제도 등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학생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임신·출산·육아 휴학을 허용하고, 기업가 정신을 높이기 위해 창업휴학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고려대는 특성화 방향을 선정하면서 일찌감치 두 가지를 내세웠다. ‘국제화’와 ‘학문별 경쟁력 강화’가 그것.
김 총장은 “국제화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 서비스 제공이 1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선 외국인 입학업무를 국제처로 이관해 입학에서 졸업까지 일원화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국제처 산하에 외국인 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을 만들어 외국인 재학생들이 학교생활과 학업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려대는 학문별 경쟁력 강화는 대학별, 학문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 중이다. 김 총장은 “개방성 및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학연교수제도(교수와 연구원 직위를 모두 유지할 수 있는 이중소속제도)를 도입했다”며 “학문별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국책 연구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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