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위층 애들 시끄러워서”… 현관 불지른 아래층男

1월 11일 오전 4시경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아파트 3층.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던 이모 씨(36·여)는 뭔가 타는 냄새에 주위를 둘러보다 현관문 밖에서 불이 난 걸 알았다. 불은 이 씨의 신고로 119 소방대가 출동해 금방 꺼졌지만 현관 앞에는 유모차뿐 어디에도 불이 날 만한 곳은 없었다. 하지만 아파트 벽이 화재로 그을리는 등 145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방화임을 직감한 서울 구로경찰서는 조사에 나섰고, 이 씨 집 아래층에 사는 장모 씨(34)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자주 시비를 걸어온 걸 알게 됐다. 또 폐쇄회로(CC)TV에 장 씨가 사는 2층에서 누군가가 3층으로 올라가면서 센서 등이 켜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장 씨는 “위층에서 애들 4명이 뛰는 소리가 요즘 부쩍 시끄럽게 들렸다. 불을 질렀을 개연성은 인정하지만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경찰은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CCTV 화면 분석, 관리사무소장의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 씨를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