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방치된 폐가를 ‘봄빛’ 가득한 카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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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약사천 갤러리 카페 ‘봄빛’
공예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소상공인진흥원 지원받아 설립
“허름한 골목이 전통 되살린 곳으로”

강원 춘천시 약사천변에 문을 연 봄빛공예협동조합의 갤러리 카페 ‘봄빛’에서 이곳을 운영하는 지미숙, 김인숙 조합원(왼쪽부터)이 활짝 웃고 있다. 봄빛은 수년 동안 폐가로 방치돼 온 한옥을 리모델링해 탄생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시 약사천변에 문을 연 봄빛공예협동조합의 갤러리 카페 ‘봄빛’에서 이곳을 운영하는 지미숙, 김인숙 조합원(왼쪽부터)이 활짝 웃고 있다. 봄빛은 수년 동안 폐가로 방치돼 온 한옥을 리모델링해 탄생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지난해 12월 강원 춘천시 약사천 약사교 인근에 갤러리 카페 ‘봄빛’이 문을 열었다. 낡은 집들이 즐비한 이 마을에서 산뜻한 분위기의 봄빛은 단연 눈에 띈다. 이 카페는 도내 공예작가 6명이 설립한 봄빛공예협동조합이 도시 재생과 공예 작가들의 공동 작업장 활용 등을 위해 마련한 복합공간. 소상공인진흥원이 지원하는 협업화 사업에 공모해 3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고 여기에다 조합원들이 힘을 보탰다.

봄빛이 들어선 지역은 춘천 도심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 지난해 상반기 약사천이 복원되기 전까지는 낡고 어두운 골목에다 폐가가 상당수 방치돼 해가 지면 성인들도 다니기 불안했던 곳이다. 조합 측이 이곳을 카페 장소로 택한 것도 이 때문. 카페 건물은 수년 동안 폐가로 방치돼 있던 것을 임차해 리모델링했다. 집안 내부 골격을 이루는 서까래는 원형 그대로 보존했다. 화장실은 약사천 이용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조합원들은 서울 북촌한옥마을 견학에 나섰다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많은 것을 보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봄빛은 공예인들이 작품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자기, 한지, 섬유, 비누 등 다양한 작품 전시와 판매도 이뤄진다. 조합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익사업 차원에서 일반인들에게 커피와 음료도 판매한다. 봄빛을 운영하는 조합원 김인숙(59), 지미숙 씨(51)는 이를 위해 3개월가량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아직은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도심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는 점만으로도 이들의 실험은 벌써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봄빛이 입주한 이후 일부 문화인이 인근 폐가를 임차해 작업실 및 음식점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인숙 씨는 “봄빛 입주를 계기로 이 지역이 전통을 보전하면서도 정감 있는 마을로 변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폐가 활용을 통한 우범지대 탈피, 일자리 창출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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