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현재 학교장 재량에 따라 2월에 5일에서 2주 정도 운영되는 2월 학기를 없애거나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는 2월 학기 기간을 이른바 ‘꿈·끼 탐색 주간’(가칭)으로 대체해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 학교가 2월 학기에 시간 때우기 식 학사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조치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상식적인 방식으로 맞춰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 조미현 씨는 “아이가 2월에 열흘 넘게 학교를 가면서 매일 자습하거나 잠만 잔다고 해 속이 상했다”며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관행을 개선한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아들을 둔 학부모 김진선 씨도 “내가 학교에 다닐 무렵 ‘자습도 수업’이란 선생님의 말을 복창하면서 시간을 낭비한 기억이 있다”면서 “그런 모습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학부모들은 겨울방학 시작이 늦어지는 등 학사 일정에 변화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맞벌이 부부 등 사정을 고려해 부모들이 대비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들과 달리 교사들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 A 공립중 신모 교사는 “2월에는 반 편성, 담임 결정, 교원 인사 등 굵직한 일들이 많은데 이런 일을 전부 방학 중에 나와서 하라는 건 교사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서울 B 공립고 김모 교사도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새 학기 준비와 관련한 교사들의 업무가 크게 늘었다”며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 비난받더라도 최소한의 2월 학기 기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각종 행정 업무, 교원 인사 시기 등은 앞당겨 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편의를 위해 학사 기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다만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사들 의견은 충분히 수렴해 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2월 학기를 최소화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학사 일정 등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의 2월 학기 필요성도 충분히 인정되는 만큼 개별 학교 사정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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