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보자” 새벽 4시부터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어벤져스2’ 강남대로 촬영 스케치

6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일원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됐다. 영화 촬영 장면을 직접 구경하려는 수많은 시민이 도로변과 인근 가게를 가득 메우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6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일원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됐다. 영화 촬영 장면을 직접 구경하려는 수많은 시민이 도로변과 인근 가게를 가득 메우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6일 서울 강남대로 일대가 ‘영화 속 세트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4시 반 강남대로에서 시작된 ‘어벤져스2’ 촬영 현장에는 열혈 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젊은이는 물론이고 외국인, 가족 단위 구경꾼들이 영화 촬영 현장을 지켜봤다. ‘어벤져스’의 팬이라는 최동훈 군(14·학생)은 “흥분된 탓에 잠을 설쳤다. 꼭 주인공을 만나 사인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남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커피전문점의 창가 쪽 좌석은 어벤져스의 팬들이 모두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이 일대 커피전문점들은 ‘어벤져스 특수’에 대비해 오전 4시부터 문을 열었다. 인근 건물 3층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정영호 씨(44)는 “원래 일요일은 휴무인데 오늘은 ‘어벤져스’ 촬영 때문에 손님이 몰릴 것으로 생각해 일부러 나왔다.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강남대로변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정은 씨(34)도 “새벽이라 손님이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어벤져스가 우리 상인들에게 효자가 됐다”며 즐거워했다.

날이 밝으면서 강남대로에서는 추격전 촬영을 위한 리허설이 시작됐다. 음식점이 몰려 있는 인근 골목에서는 오토바이가 등장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시민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연신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여섯 살 아들과 함께 구경 나온 김동현 씨(37·서울 서초구)는 “강남은 마포대교보다 촬영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영화제작사 측은 시민들과 마찰이 일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사진을 찍는 시민을 제지할 때도 “영화에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재촬영을 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영화 관계자 무전기로는 ‘시민들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라’는 주의사항이 계속 흘러나왔다. 일부 외국인 스태프는 함께 사진을 찍자는 시민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하기도 했다.

이날 촬영 현장은 도심 속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어벤져스’에 출연하는 주연급 배우가 대부분 불참한 데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장면이 계속됐음에도 시민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서울에서 촬영된다는 게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일부 시민은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영화 속 캐릭터 의상을 입고 나와 주위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날 촬영은 오후 2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강남대로를 지나는 일부 버스가 우회 운행되는 등 통제됐지만 교통대란이나 혼란은 없었다.

이건혁 gun@donga.com·홍정수·박성진 기자
#어벤져스2#강남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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