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18세 퇴소’가 무서운 보육원 아이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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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6000명 홀로서기 시작하지만 정부 지원금 100만∼500만원뿐
대부분 자립 못하고 빈곤층 전락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청소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것은 축복이지만 아동복지시설에 사는 아이들에게 졸업은 두려움이고 고역이다.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은 현행법상 만 18세가 되면 퇴소해야 하지만 정부가 주는 ‘자립지원정착금’은 지방자치단체별로 100만∼50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별로 별도 항목의 지원금을 주는 곳도 있지만, 대개 자립정착금이 전부다.

현재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위탁가정 등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총 3만2856명(2012년 말 기준). 대부분 부모가 없다. 부모가 있어도 아동학대나 질병, 빈곤 등으로 같이 살 형편이 못 된다. 이 중 6000여 명이 매년 시설을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살 만한 원룸이라도 얻으려면 보증금으로만 500만 원은 필요하다. 시설에서 퇴소자들에게 일부 후원금을 보태주지만, 집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퇴소자들이 늘 빈곤에 시달리는 이유다.

2005년부터 아동복지 예산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자립지원정착금은 지자체가 각자 재정여건에 따라 지급하고 있지만 금액이 적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에도 ‘퇴소아동 자립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자립정착금 지원금액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8년이 지났어도 자립정착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보육원 퇴소#아동복지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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