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인천 중구 영종지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을 허가한 뒤 인천의 또 다른 경제자유구역인 서구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동안 청라국제도시(면적 15.55km²)는 각종 대형 투자유치 사업이 지연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비해 개발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8일 청라국제도시 조성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26일 일본 투자자인 유러스에너지, 국내 투자자인 DKL과 ‘솔라파크’를 짓기 위한 투자합의서(MOA)를 체결했다. 솔라파크는 청라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IHP·Incheon Hightech Park) 내 8만9100m² 터에 자동차회사인 한국GM 신차 출고장과 태양광시설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LH가 2017년까지 완공할 예정인 IHP는 1, 2공구로 나눠 개발하고 있으며 이 터에 외국투자 자본을 유치한 것은 처음이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적정 토지 가격 산정과 일부 사업용지에 묻힌 폐기물 처리 문제 등으로 수년을 끌어온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며 “솔라파크 부지가 포함된 2공구는 올 하반기 공사 발주를 목표로 행정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벤치마킹해 인천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 인근 33만 m² 규모의 땅에 금융도시를 짓는 ‘하나드림타운’도 새로운 투자자와의 협약 체결로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까지 그룹 본사를 비롯해 금융 연구개발(R&D)센터, 컨벤션센터, 아트센터, 종합체육시설, 글로벌아카데미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세계적 금융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LH와 땅값을 협의하는 문제로 지연돼 왔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I&S가 지난달 27일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회사인 DPR와 합작회사를 구성해 금융타운을 조성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조만간 LH와 토지매매계약을 맺고 사업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문화, 레저 기능을 동시에 갖춘 국내 첫 교외형 복합 쇼핑몰인 ‘신세계 쇼핑몰’(면적 16만5290m²)도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청라국제도시의 대규모 투자유치사업인 ‘인천로봇랜드’도 지난해 9월 착공했다. 로봇을 주제로 하는 세계 최초 테마파크인 로봇랜드는 76만7286m²(약 23만 평)에 민간 자본 5514억 원을 포함해 모두 7584억 원을 들여 로봇연구소, 로봇산업지원센터, 로봇전시관 등 로봇산업 진흥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인근에는 테마파크 및 워터파크, 호텔 등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그동안 테마파크와 부대시설은 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부진했으나 최근 9000억 원 정도의 투자 의사를 밝힌 중국 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LH가 기존 사업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국제업무타운(면적 127만4000m²)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전체 부지 가운데 아파트가 들어서는 1단계 구역 개발공사는 지난해 거의 마무리돼 청라국제도시 계획 인구 9만여 명 중 7만 명 이상이 이미 입주한 상황”이라며 “솔라파크와 하나금융타운, 로봇랜드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협약이 잇따르고 있어 2, 3단계 구역 개발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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