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구촌 어린이들에게 품바축제 정신 전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03시 00분


음성예총, 축제기간에 모금 행사
913만원 반기문 총장에 전달

반영호 음성 예총회장(왼쪽)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에게 지난해 음성품바축제 때 모은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음성군 제공
반영호 음성 예총회장(왼쪽)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에게 지난해 음성품바축제 때 모은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음성군 제공
“음성품바축제의 소중한 정신을 높이 기려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충북 음성군민들의 사랑과 나눔 정신이 유엔에까지 전달됐다.

9일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반영호 음성예총회장과 반숙자 씨(수필가), 반병선 씨 등은 1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지난해 음성품바축제 때 모금한 913만 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반 총장의 ‘전국 반씨 대종회’ 초청 행사의 일원으로 이 기간에 미국을 다녀왔다.

반 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달식에서 반 예총회장은 “음성품바축제가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 설립의 계기가 된 최귀동 할아버지(?∼1990)의 숭고한 정신문화를 계승한 축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세계 각국과 여러 단체로부터 유니세프 기금을 전달하겠다는 의뢰가 많이 들어오지만 직접 받는 경우는 없었다”며 흔쾌히 성금을 받았다.

이날 전달된 기금은 음성군 문화홍보과 직원들이 지난해 음성 설성공원과 꽃동네 일원에서 열린 품바축제 기간(5월 23∼26일)에 ‘사랑의 동전 던지기’를 주관해 모금한 308만 원과 음성예총, 밝은사회 음성클럽 등이 나눔장터 등을 통해 모은 돈을 합친 것.

음성품바축제는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일군 최귀동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행사로 전국 유일의 정신문화 축제다. ‘품바’는 장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동냥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랑과 나눔’이라는 주제 아래 전국 노숙인 위안잔치,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홀몸노인 초청행사 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전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충북도 지정축제 평가에서 우수 축제에 선정돼 5000만 원의 도비를 지원받는다. 반영호 음성예총 회장은 “유엔에 기금 전달을 계기로 올 품바축제 때는 다양한 사랑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15회 음성품바 축제는 다음 달 22∼25일 음성 설성공원일원에서 열린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음성군 금왕읍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강제징용됐다가 병든 몸으로 고향에 돌아와 무극천 다리 밑에서 걸인생활을 했다. 자신도 불편한 몸이지만 밥 동냥을 해 병든 걸인들을 먹여 살렸다. 1976년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오웅진 신부는 최 할아버지를 만나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고 당시 가지고 있던 돈 1300원으로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방 다섯 칸짜리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을 입주시켰다. 이곳이 현재의 꽃동네 시초였다. ‘작은 예수’ ‘거지 성자’로 불린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을 받았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음성품바축제#충북 음성군#유엔#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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