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자원조사 최종 보고서
탄소저장량 도심공원의 12배… 동식물 3668종 서식 생태계 寶庫
경제적 가치 5조8000억원에 달해
‘광주의 허파’ 역할을 하는 국립공원 무등산이 생태계의 보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외래종 식물 서식분포가 높은 데다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샛길이 많아져 문제로 지적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은 10일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무등산 자연자원조사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23개 분야 전문가 80여 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무등산의 탄소저장량은 ha당 평균 221t으로 이를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하면 813t에 해당한다. 도시공원과 산림 탄소저장량(ha당)이 17.3t, 41.1t인 것을 감안하면 5∼12배 많은 수치.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는 “무등산 1ha가 연간 66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등산이 광주의 허파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무등산에 서식하는 동식물은 모두 3668종.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 13종, 천연기념물 11종, 한반도 고유종 47종, 국내 미기록종 9종이 관찰됐다. 이들 동식물은 원효사·증심사 지구, 장불재, 천왕봉, 수만리계곡, 용추계곡에서 주로 서식했다. 무등산보다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도심권 공원인 북한산(1983년 지정)은 3790종, 계룡산(1968년)은 4306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공원은 3회에 걸쳐 조사한 반면 무등산은 1회 조사 결과 3000여 종이 넘어 추가 조사할 경우 생물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멸종위기종 동식물은 으름난초, 수달, 삵, 담비, 하늘다람쥐, 독수리, 팔색조, 쌍꼬리부전나비 등이었다. 특히 일본, 중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황흰점무늬새똥거미는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국립공원연구원은 두더지, 너구리, 삵, 하늘다람쥐, 북방산개구리, 황조롱이 등 다수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북구 화암마을 평두메습지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평두메습지는 북방산개구리 4만 마리가 서식해 국립공원 최대 서식지로 확인됐다. 또 원효사·증심사 지구, 장불재, 천왕봉, 수만리계곡 등 탐방객의 왕래가 잦은 곳도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등산 정상 주변에 솟은 5, 6각형 돌기둥(주상절리)인 서석대, 입석대(주상절리)나 바위무더기(너덜) 등의 지질을 무등산응회암으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무등산을 명품산으로 만들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지적됐다. 다른 국립공원은 물론이고 도심 인근인 북한산이나 계룡산에 비해서도 돼지풀, 도깨비가지 등 외래식물종이 많았다. 이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1년밖에 안 돼 외래식물 제거 작업이 아직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지역에만 탐방객이 몰려 산림과 생태계가 훼손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또 원시림이 없고 대부분 조림지이며, 해발 300∼400m 이하 지점에는 소나무가 많이 분포했다.
안시영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연간 500만 명이 찾는 무등산은 경제적 가치가 5조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무등산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해 세계적인 명품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