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물망초 박선영 이사장은 13일 “가족에게 돌아온 국군포로의 이야기를 담은 ‘할아버지에게 아빠가 생겼어요’와 탈북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설마 군과 진짜 양의 거짓말 같은 참말’을 14일 내놓는다”고 밝혔다.
‘할아버지에게 아빠가 생겼어요’는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의 가족들이 탈북한 국군포로인 증조할아버지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면서 국군포로 할아버지들이 겪은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설마 군과 진짜 양의 거짓말 같은 참말’은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마대에 숨어 탈북한 열두 살 경호와 북한에 두고 온 동생을 위해 간식을 숨겨놓는 동갑내기 송화의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두 동화책의 삽화는 초중고교 학생 45명이 직접 그렸다. 내정초 중대부초 언북중 원촌중 목동고 삼평고 서울미술고 선화예고 송림고 수내고 예원학교 등이 참여했다. 미국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 학생도 삽화를 그렸다.
‘한국에 온 탈북 어린이와 국군포로 할아버지들이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라는 점을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마음으로 이해시키고 싶다.’
올해 1월 박 이사장의 이런 마음에 소설가 정길연 씨가 동감하면서 동화책 제작이 본격화됐다. 물망초가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물망초학교에 자원봉사로 벽화를 그려주던 화가 채현교 씨도 의기투합했다. 한 달 반 만에 초고가 완성됐다. 채 씨가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초고를 보냈다. ‘북한 문제에 무관심한 아이들이 읽어 보기나 할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그림을 그리겠다고 나섰다.
박 이사장은 “어떤 그림을 누가 그릴지 정하지 않았다. 원고를 보고 감동을 받은 내용을 마음이 움직인 그대로 그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호가 탈북하면서 낮에 움푹 파인 굴에서 잠든 장면, 간식을 상할 때까지 숨겨놓던 송화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 국군포로 할아버지가 가족과 함께 백골부대에서 뒤늦은 전역식을 하며 북한 탄광의 강제노동 고통을 털어놓는 장면에 많은 그림이 몰렸다. 박 이사장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 담기 위해 그림을 다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동화를 읽고 그림을 그리며 국군포로 탈북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마음은 통일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고 그 목소리도 책에 담았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분단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지만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면서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게 됐습니다.”(최다빈·서울미술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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