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중간층 선실 탑승… 암흑속에 갇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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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학생 실종자 왜 많았나

물살 헤치고 구조 손길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3km 해상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된 후 해경과 군은 물론이고 주변의 민간 어선들까지 총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 제공
물살 헤치고 구조 손길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3km 해상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된 후 해경과 군은 물론이고 주변의 민간 어선들까지 총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 제공
16일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탑승객 462명 가운데 실종자는 277명이다. 특히 안산 단원고 학생들 325명 가운데 실종자가 240여 명이나 되는 건 대부분이 여객선 4층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갑판과 붙어있는 3층과 맨 꼭대기 층인 5층에 비해 탈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에 따르면 여객선 4층에는 6명 정도가 함께 사용하는 2등실 패밀리룸과 270명까지 함께 잘 수 있어 3등실로 불리는 ‘플로어룸’에 300여 명이 묵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원고 학생 대부분이 머물던 플로어룸은 면적이 넓어 사고 당시 배가 왼쪽으로 급격하게 기울며 뒤집히자 바닥에 있던 출입문의 위치가 거꾸로 바뀌어 학생들이 밖으로 탈출할 길이 없었던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세월호의 꼭대기 층인 5층에는 개별 화장실과 침대 등이 놓인 로열실(1, 2인용)만 있었는데 사고 당시 7명이 탑승했다. 이곳에는 객실마다 출입문이 별도로 있어서 사고 당시 쉽게 문을 열고 외부 공간으로 빠져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층 조타실에 있던 선장과 승무원도 대부분 구조됐다.

이 밖에 배 3층은 외부 공간인 갑판 통로와 바로 연결돼 있어 탈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해경 등 구조대는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실종자들이 대부분 전복된 선체 안에 그대로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선체 밖 바다로 뛰어들어 표류하고 있을 수도 있다.

선체에 남아있을 경우에는 생존 가능성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긍정적인 상황은 여러 개의 격벽(隔壁)으로 나뉜 대형 여객선의 특성상 격벽을 닫고 밀폐된 공간 속에 있는 경우다. 이론상 물이 선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성우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여객선 격벽이 철저히 닫혀 있다면 논리적으로는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벽 속에 사람이 생존해 있더라도 산소가 문제다. 보통 성인 한 사람의 최저 산소 소비량은 분당 240cc이므로 산소를 한 시간에 1만4400cc 소비한다. 가로, 세로, 높이 2m짜리 방에 사람이 혼자 있다면 공기량은 약 200만cc. 여기서 공기 중 산소의 비율이 20%인 점을 감안하면 약 40만cc의 산소가 남아 있다. 여기서 사람이 두 명 있으면 그만큼 산소 소비량은 늘어나게 된다.

이날 저녁 잠수해 3개의 선실에 들어갔던 구조대원은 물이 들어차 공기가 거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에서 탈출해 바다로 뛰어 들어들었을 경우 저체온증이 문제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진도 해역의 수온은 섭씨 12.6도였다. 전문가들은 섭씨 10도 내외의 바다에서는 최대 3시간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사고 당시 구명조끼나 체온 보존 기구를 착용하지 못한 채 바다에 뛰어들었다면 생존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오후 1시 이후 새로 구조된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바다에 떠있다 해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게 해경의 분석이다.

백연상 baek@donga.com / 인천=황금천 기자

#진도여객선침몰#세월호#단원고#학생실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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