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동대처 부실… 해경-해군, 배 침몰중 구조 엇박자
[2]집계 오락가락… 승선-구조자 숫자 자고나면 바뀌어
[3]구조상황 혼선… 중대본 “식당 진입” 해경 “사실무근”
세월호 침몰 사흘째인 18일. 구조대가 처음으로 선체 진입에 성공하면서 실종자 구조에 돌파구가 열렸다. 그러나 정부의 재난대응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경 잠수요원들이 선체 진입에 성공해 식당까지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밝힌 내용이었다. 그러나 오후 1시경 발표 내용은 뒤집어졌다. 해양경찰청은 “식당 진입은 사실이 아니며 공기주입 작업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뒤늦게 오전 발표가 잘못된 것임을 시인했다.
사고 직후 대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승선 인원 및 명단은 이날까지 오락가락하고 있다. 사고 첫날인 16일 중대본은 승선인원을 477명으로 발표했다. 이후 459명으로, 다시 462명으로 고쳤고 17일 다시 475명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흘째 승선인원은 다시 476명으로 늘었다. 승선인원 수가 오락가락하면서 구조자 실종자 사망자 수도 춤을 췄다. 실종자가 구조자 명단에 있고 배에 타지도 않은 사람이 실종자로 분류되는 황당한 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 구조작업도 엇박자투성이였다. 신고 접수 뒤 해양경찰청과 해군의 구조인력이 헬기와 보트를 타고 출동했지만 여객선 내 진입은 거의 하지 못했다. 자력으로 빠져나오거나 바다로 뛰어든 승객만을 구하는 데 급급했다. 이 때문에 300명 가까운 사망·실종자들이 선체에 갇혀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손을 쓰지 못했다. 이처럼 긴급 상황 때 현장을 파악하고 통제하는 지휘통제 기능은 어디서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발생부터 수습 때까지 정부의 허술한 재난방지시스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초 해양수산부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됐다가 다시 안전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고, 혼란이 계속되자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키로 하는 등 ‘컨트롤타워’부터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동안 정부가 외친 ‘안전 한국’이 현장에서는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혹독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정부나 힘 있는 기관이 재난 수습을 지휘하는 대신 현장의 기관들이 지휘하는 ‘역발상’을 주문하고 있다.
침몰 사흘째가 되면서 세월호는 수면 위에 남아 있던 뱃머리마저 바닷속에 완전히 잠겼다. 해경 관계자는 “생존자를 위한 공기 주입으로 선체가 조금 기울었고 만조 상태라 수위가 높아진 것이지 완전히 침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구조대는 이날 오후 처음으로 선체 2층 화물칸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생존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선체 안으로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도 일부 진행됐다. 선체 인양을 위해 대형 해상 크레인 4대가 투입됐고 1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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