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권은희 의원(55·대구 북구갑)이 허위사실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권은희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인의 글 이라며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 참석한 여성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선동하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지목한 여성 A씨(41)는 지난 21일 "세월호 참사 현장에 간 적이 없다"면서 권은희 의원 등 해당 글을 게재한 18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 성서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건 조사에 들어간 성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22일 "진정인 A씨의 진술을 받은 상태"라며 "관련 절차를 밟아 권은희 의원 등 피진정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은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퍼 나른 글을 통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는 이들.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척 하면서 선동하는 여자"라면서 관련 동영상을 링크했다.
이어 "그런데 위의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라며 "세월호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인 동시에 송전탑 시위 관계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라며 문제의 여성이 희생자 가족이 아닐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혼란과 불신, 극한 대립을 일으키는 전문 선동꾼들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지?"라고 비판했다.
권은희 의원은 "지인의 글을 보고 퍼왔다"며 위에 소개한 글이 자신이 쓴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도 남겼다. 권은희 의원은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 와중에도 이를 이용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온라인에 도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악의적인 루머도 잘 판단해야겠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권은희 의원이 의심한 당사자들은 실제 '실종자 가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동꾼이라고 지목한 밀양송전탑 권모 씨의 사진은 '합성'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커지자 권은희 의원은 "자세히 못 살펴 죄송하다"며 글을 삭제했다.
권은희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페친 여러분 깊은 밤입니다.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저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 생각을 얘기하고 친구여러분의 조언도 듣고 싶어 페이스북을 시작했습니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권은희 의원은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여기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좋은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공간이 너무 삭막하게 느껴집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당분간 문을 닫으려고 합니다. 권XX씨가 경찰에 진정서를 넣었다니 경찰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탈퇴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사랑해주신 페친들 감사드립니다"라며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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