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빅데이터로 시민 맞춤형 서비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3일 03시 00분


서울시 2013년 올빼미버스 성공
노인시설 입지, 택시-승객 연결 등… 주요 정책 결정때마다 활용키로

‘신규 복지시설은 어느 지역에 지어야 할까. 시정 관련 정보는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주로 설문조사나 공무원의 경험을 토대로 결정하던 사안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짓고 나서는 생각보다 수요가 적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서울시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휴대전화 위치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민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정 낭비를 최소화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도입된 올빼미버스(심야버스). 서울시는 KT에 의뢰해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 매일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화 및 문자메시지 데이터 30억 건을 이용했다. ‘새벽에 집 밖에 있는 사람은 결국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상식을 반영했다. 시는 서울 전역을 반경 500m 크기의 1252개 정육각형으로 나눴다. A육각형에서 심야에 통화한 사람이 B육각형에 살고 있다면, A에서 B로 이동하는 수요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홍대·합정, 동대문, 신림역, 역삼·강남, 시청·종로 등이 심야 이동 수요가 높은 곳으로 나타났고 이는 심야버스 경유지 결정에 반영됐다.

서울시는 노인여가 복지시설 신규 건립에 앞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입지를 찾을 계획이다. 100억 건 이상의 통신 통계데이터를 통해 가공된 시간대별·요일별 유동인구, 거주인구 데이터, 소득추정정보 등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이 어디에 많이 살고, 주로 어디서 활동하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분석 결과 노인 10명 중 9명(89%)은 거주하는 자치구 내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고,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는 4.5%에 불과했다. 전체 이용자 중 63.6%는 걸어서 16∼17분 거리에 있는 가까운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약 20%는 거리가 멀더라도 좋은 설비를 갖춘 대규모 시설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포구가 후보 1순위였지만 빅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 수요는 강북구와 송파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소 선정에도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한다. 특정 연령대 시민들의 거주지와 활동지를 분석해 해당 지역 특성에 맞게 시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허브’는 20, 30대 거주인구가 많은 지역에 도입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승객을 찾는 택시기사와 빈 택시를 찾는 시민을 이어주는 ‘택시 매치메이킹(match-maki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내 법인택시에 달려 있는 디지털타코그래프(DTG) 데이터를 이용해 시간·날씨·계절별 택시 승하차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택시 대기밀집장소 관련 데이터와 결합할 계획이다.

김경서 서울시 정보기획단장은 “교통사고 다발지역을 분석해 교통사고 감소 및 예방 정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시정에 반영하고 시민 밀착형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올빼미버스#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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