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의 급격한 변침(變針·항로 변경) 과정에서 조타수가 항해사의 조타 지시를 잘못 알아듣는 어이없는 실수가 있었다는 진술을 23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합동수사본부(수사총괄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는 세월호 침몰 당시 조타수 조준기 씨(56·구속)로부터 “3급 항해사 박한결 씨(26·구속)가 ‘포트’(좌현으로 조타를 잡으라는 뜻)라고 지시했는데 이를 반대로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양용어로 ‘포트’는 왼쪽 방향을 뜻하는데 조 씨가 이를 반대로 이해해 오른쪽으로 조타를 잡으면서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우현으로 조타를 잡으라는 건 ‘스타보드’다.
수사본부는 앞서 세월호의 원래 선장이던 신모 씨로부터 “조 씨가 예전에도 세밀하게 조타를 잡아야 할 구간에서 급격히 변침해 사고를 낼 뻔한 적이 있어 한동안 키를 못 잡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조만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단을 꾸리고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세월호 침몰 당시 상황을 재현할 예정이다.
한편 승객을 두고 도망친 선원 15명 가운데 구속 또는 체포된 인원은 선장 이준석 씨(69·구속)를 비롯해 11명으로 늘었다. 병원에 있던 나머지 4명의 선원도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수사본부는 선원 15명 모두를 구속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선장 이 씨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관련자 대질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승객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을 객관적 물증으로 삼아 이 씨를 압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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