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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산/경남]부산판 모세의 기적을 아시나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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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8 03:00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입력
2014-04-28 03:00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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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동 바위섬 나암, 月 2회 바닷길… 인근주민들 소라-톳 등 해산물 채취
“방파제 자갈이 밀려와 쌓인 때문”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왼쪽) 오른쪽에 위치한 나암으로 들어가는 길(동그라미 부분)이 생겼다. 보름과 그믐 때면 이곳으로 들어가는 바닷길이 열려 ‘부산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린다. 남구 제공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근처에 위치한 바위섬은 나암으로 불린다. 왼쪽으로는 오륙도 6개 섬과 최근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카이워크가 있다.
최근 이곳에서 이른바 ‘부산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관심을 끈다. 이 섬은 거미를 닮아 거미섬 혹은 거무섬(거미의 사투리)으로 불린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11년 나무가 없고 기반암이 노출돼 있다는 뜻에서 나암으로 이름을 붙였다.
해안에서 나암까지는 100여 m에 불과하지만 평상시에 건너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 달에 두 번, 음력 보름(15일)과 그믐(29∼30일)이 되면 바닷길이 열린다.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심한 사리 때 폭 10m의 돌과 자갈길이 드러난다. 인근 주민은 이 길로 나암에 들어가 참고둥과 소라, 톳 등 해산물을 채취한다.
길이 생기는 비밀은 조류의 흐름에 따른 퇴적으로 보인다. 왕정문 부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 근처 백운포방파제를 축조할 때 쓴 돌과 자갈 등이 조류에 밀려와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아픈 역사의 흔적도 있다. 일제가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해수표가 그것. 이는 해안포를 발사할 때 조수 차에 따른 수위를 기준으로 정확한 사거리를 환산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한해협을 건너올지 모를 미군 함대를 정밀 타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모세의기적
#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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