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철새 노니는 생태공간 변신
관광객들 “쾌적하고 볼거리 많다”
크루즈선-순환열차도 인기몰이
더디게 진행되는 주변 개발이 흠
경북 포항운하가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물길을 복원한 이후 6개월 사이 관광객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운하에는 평일 800여 명, 주말 2000여 명이 찾는다. 관광객들은 “도심을 흐르는 운하가 색다르다.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곳이 명소로 떠오르는 이유는 40여 년 동안 막혔던 동빈내항 물길을 복원한 도시 재생 역할뿐 아니라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탈바꿈했기 때문. 남구 형산강 입구∼송도교 1.3km 구간에 폭 15∼26m, 깊이 1.5∼2m로 만든 운하는 주변 환경부터 쾌적하게 바꿨다. 하루 평균 1만3000t의 물이 형산강에서 포항운하를 통해 동빈내항으로 흐르고 있다. 하천 바닥은 자갈을 깔아 생태계가 살아나도록 했다. 실제 숭어, 황어 등 물고기가 헤엄치고 백로와 논병아리 같은 철새가 노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정섭 씨(52)는 “운하 개통 이후 악취가 사라졌고 수질도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관광코스도 만들었다. 지난달부터 운항을 시작한 크루즈선(관광유람선)은 단체 문의가 잇따르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루 평균 700∼800여 명이 탑승해 운하를 둘러본다. 크루즈선과 운항 코스를 다양화한 것도 비결이다. 매주 금요일 동대구∼포항역을 오가는 야간 관광순환열차도 관광객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2시간 동안 포항운하와 영일대 해수욕장, 포스코 야경 등을 즐기고 자정 무렵 돌아오는 코스다. 운하를 따라 설치한 스틸(철강) 미술품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포항시는 다음 달 1∼11일 관광주간을 맞아 크루즈선 요금 할인 행사를 한다. 1∼5일에는 운하뿐 아니라 포스코 역사관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등을 둘러보는 산업관광투어도 운영한다.
주변 개발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운하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미개발 공터가 적지 않아 삭막한 모습이다. 포항시가 운하 주변 낡은 건물 480여 개를 철거한 뒤 민자 유치를 벌이고 있지만 진척이 더디다. 2016년까지 3만9000여 m²에 호텔과 수상카페, 비즈니스타운 등을 건립할 계획이지만 시내보다 3.3m²당 100만∼200만 원 정도 땅값이 비싸 투자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시행사와 협약을 맺고 이르면 6월부터 토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괄 매각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분할 매각도 추진한다. 포항시 건설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운하 인근 송도해수욕장과 죽도시장 등을 연결하는 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등 투자 유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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