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 “안전 기도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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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 작업중 민간잠수사 사망]
천안함 수색 故한주호 준위 유족도 “구조작업 보면서 내내 마음 졸여”

자원봉사자들이 6일 팽목항 민간 다이버 구조팀 접수처에서 구조현장으로 갈 지원 물품을 나르고 있다. 진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자원봉사자들이 6일 팽목항 민간 다이버 구조팀 접수처에서 구조현장으로 갈 지원 물품을 나르고 있다. 진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소중하지 않은 목숨이 어디 있겠어요. 실종된 우리 아이 위해 기도하면서 잠수사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는데….”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6일 민간잠수사 이광욱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종일 숙연한 분위기였다. 가족들은 말을 잊었고 일부 가족들은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실종된 단원고 여학생의 어머니는 “잠수사들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제발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 누가 죽었다는 얘기만 들어도 심장이 떨려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편으론 이번 일로 인해 수색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한 실종자의 아버지는 “무리하게 잠수사를 투입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 텐데 그 때문에 잠수사 투입 규모를 줄일까 걱정이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실종자의 아버지도 “잠수사의 안전이 중요하다. 잠수사들이 멀쩡해야 우리 애들을 찾을 수 있을 것 아니냐”며 “다만 이 사고로 수색이 주춤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4년 전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을 벌이다 잠수병으로 순직한 해군 특수전전단(UDT) 고 한주호 준위의 가족들도 소식을 접하곤 심란한 하루를 보냈다. 당시 한 준위는 빠른 유속과 낮은 수온에도 여러 번 잠수를 강행하다 사고를 당했다. 한 준위의 아들 상기 씨(30)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씨의) 가족들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프겠냐”며 안타까워했다. 상기 씨는 “이번 세월호 구조 작업을 보면서 잠수사들의 안전 걱정에 내내 마음을 졸였는데…”라고 말한 뒤 잠시 숨을 들이쉬곤 “이렇게 일이 생겨서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강은지 kej09@donga.com / 진도=주애진 기자
#세월호 참사#민간잠수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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