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 반우용 의장(사진)은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축구경기장에 내셔널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스포츠에 국민 감정이 이입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치가 개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 한일전 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적은 현수막을 펼치자 일본이 강력 반발했다고 질문을 던지니 “전범기를 내건 쪽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다만 그는 “당시 문구는 우리에게 한 얘기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우고 정신 무장을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본에서 과민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정기전의 맥이 끊어진 것은 악화된 양국 관계 탓도 있지만 환경의 변화도 컸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한일 축구 모두 아시아 무대에 국한돼 있는 측면이 있었다. 이런 시절에 한일 정기전은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전으로 양 팀 전력을 모든 측면에서 평가하고 끌어올릴 수 있는 빅매치였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양국 모두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했다. 유럽이나 남미의 강팀들과 경기할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한일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다.”
경제 등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축구에서도 한일 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얘기였다. 그는 붉은 악마와 일본 축구대표팀 응원단인 ‘울트라 닛폰’과의 교류도 2002년 이후 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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