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朴대통령, 민생대책회의 주재
최근 20일간 관광업계 316억 손실… 朴대통령 “자금지원 과감하게 하라”
박근혜 대통령(사진)이 조심스럽게 경제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회복세가 꺾일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다. 하지만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돈은 돈대로 쓰면서 경기 회복의 불씨를 피워 올리지 못하면 안 된다”며 “관광업계가 살아나면 민생경제도 살아나는 만큼 관광업계에 대한 자금 지원을 부족하지 않도록 과감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여행업→숙박업→운송업→요식업으로 이어지는 연쇄 침체로 민생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주문이다. 관광업계는 세월호 참사 이후 20여 일 동안 약 316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회의장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가 더 위축됐다는 말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서민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들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공개적으로 경제혁신 계획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규제개혁 노력도 흔들림 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은 경제혁신 계획의 핵심 과제다. 하지만 인재(人災)와 관재(官災)로 얼룩진 세월호 참사 이후 규제개혁은 상당히 힘이 빠진 상태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규제와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 분야와 소비자 보호, 공정경쟁 관련 규제는 필요하면 더 강화해야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는 나쁜 규제는 과감히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규제개혁회의에서 제기된 푸드 트럭이나 영화 분야의 수직계열화에 따른 문제들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제 활성화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민과 기업들이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제활동을 정상적으로 지속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조속한 (세월호) 사고 수습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수습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비판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도 “경기 대책을 내놓은 것이 시기적으로 옳은지를 두고 정부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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