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리 월드디자인시티 탄력 받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감도. 구리시 제공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감도. 구리시 제공
경기 구리시 토평동 강동대교 북단 팔당댐 하류지역. 한강변과 접해 있는 이곳은 현재 축사·고물상·폐적치장·컨테이너적치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1972년 수질보전 등을 위해 40여 년간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가 오면 폐수와 가축분뇨 등이 한강으로 유입돼 수질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구리시는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 뒤 이곳에 아시아 최초의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외국 글로벌 기업이 대규모 투자 의향을 전해왔고 시의회가 8일 임시회에서 개발협약안을 의결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날개 단 구리월드디자인시티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 전문기업 히키 프라이호프너 캐피털(Hickey Freihofner Capital)은 지난달 30일 구리 월드디자인시티에 대한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월드디자인센터 조성 예정 부지 가운데 외국인 투자구역 76만 m²를 매입할 예정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호텔 3곳, 디자인센터, 외국인용 주택 4000가구 건립을 위해 85억 달러 이상을 더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월드디자인시티는 2020년까지 10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 개발제한구역인 토평·교문·수택동 172만1000m² 일대에 조성된다. 세계의 디자인 관련 2000여 개 기업이 입점하는 상설전시장과 고급 실내장식·가구·조명·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 등이 들어선다. 디자인 센터, 호텔, 외국인 전용 주거시설, 국제학교, 디자인대학원, 특화상업 시설 등 부대시설도 마련된다.

구리시는 2009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맞물려 투자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 대규모 외국 자금을 유치하면서 사업 추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디자인센터가 완공되면 11만 명을 고용하고 연간 7조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구리에 월드디자인센터가 조성되면 아시아 최대의 디자인 도시가 될 것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상태에서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상수원 수질 오염 문제 해결해야


이번 사업 지역은 현재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해 국토건설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3차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해제가 승인되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8일 개발 협약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다. 당초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히키 프라이호프너 캐피털이 9일까지 개발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투자를 취소하겠다고 구리시에 통보해 와 시의회 임시회에서 이를 해결한 것.

그럼에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상수원 수질 오염 등으로 인한 서울시, 환경단체 등과의 갈등이 그것이다. 사업 부지에서 남쪽으로 550여 m 떨어진 곳에 잠실상수원 보호구역이 있다. 이 지역에서 공급받는 상수원수는 하루 298만 t, 급수인구는 919만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1월 ‘서울 인구의 식수인 잠실상수원의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4월에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친수구역지정 추진 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반면 구리시는 현재 상태로 방치하기보다 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하는 게 오히려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