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바지락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태화강에서 바지락 채취 허가가 난 것은 올 1월부터. 태화강은 1980년대 중반까지 국내 최대의 바지락 종패(씨조개) 생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태화강 바지락 종패는 물 맑기로 소문난 섬진강 일대에서도 사용했을 정도다. 민물과 바닷물,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고 하구에 모래톱이 발달해 종패가 잘 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화강 중상류에 공장과 대규모 아파트가 건립돼 폐수와 생활하수가 대거 유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전락했다. 당시 태화강 하구의 수질은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8∼10ppm으로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에 울산시는 1987년부터 바지락 채취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중국산 바지락 종패를 들여와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폐사율이 높아 국내산 바지락 종패 수요가 높았다.
울산시도 2000년부터 태화강 수질 개선을 역점 시책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바지락이 많이 서식하는 태화강 하류는 지난해 BOD가 평균 1.42ppm으로 최상급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시는 2009년 4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태화강 하구 바지락 자원 평가 및 이용 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 태화강 바지락은 식용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지락 질병 검사에서 기생충에도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와 남구는 7억 원을 들여 물양장과 위판장을 만들었다. 이어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수면 이용 협의를 마치고 어민 33명에게 바지락 채취를 허가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지금까지 어민들이 채취한 바지락은 총 2만5560kg. 이에 따른 어민 수입은 약 5200만 원이다. 이 바지락은 울산수협에서 경매로 중도매인에게 판매돼 남해안과 서해안의 바지락 어장에 종패로 공급되고 있다.
바지락 채취 허가 구역은 태화강 하구 146ha. 이곳에는 바지락 1470t이 분포해 연간 400t을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바지락은 산란기(6∼8월) 3개월을 제외하고 9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채취할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태화강 생태 복원에 매년 수백억 원이 투입됐으나 이제는 바지락 채취를 통해 연간 8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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