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폭발, 화재, 기름유출… 울산공단 왜 이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5일 03시 00분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사고 4건
30년이상 노후설비 많은데다 위험작업 외주업체에 떠넘겨
현대重 ‘안전경영’ 3000억 투입

세월호 참사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안전 우선 대책이 수립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공단에선 최근 안전사고가 빈발해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13일 오전 8시 54분경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LS니꼬 울산공장 제련 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나 협력업체 직원 허모 씨(33)가 중화상을 입는 등 8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는 오전 7시부터 제련 2공장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중 액체 구리가 흐르는 탕로(Launder) 끝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제련 1, 2공장으로 이뤄진 LS니꼬 울산공장은 광석과 황산을 녹여 연간 60만 t의 구리를 생산한다. 이번 사고는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무리한 작업 지시, 안전관리 규정 미준수 등과 같은 관행을 철저히 배척하라’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8일에는 유독성 화학물인 불산을 취급하는 울산 남구 매암동 ㈜후성에서 액화천연가스(LNG)가 폭발하면서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SK케미칼 울산공장에서도 위험물 저장탱크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질식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이던 액화석유가스(LPG) 선박에서 불이 나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4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원유 저장탱크에서는 믹서 축이 부러지면서 6일간 원유가 유출됐다. 당시 유증기가 울산 전역을 뒤덮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는 최근 5년 사이 모두 200건의 화재(폭발)로 65명(사망 6명, 부상 59명)의 사상자가 났다. 화재로 인한 직접 재산 피해는 46억 원이지만 인명 피해 보상 등 안전사고에 따른 피해액은 훨씬 규모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5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적 요인(35건), 기계적 요인(25건), 화학적 요인(16건)이 뒤를 이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중공업 LNG 선박 화재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 회사에 대해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 모두 562건의 문제점을 적발하고 1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사내 체육관에서 임직원과 협력사 관계자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 결의대회를 열었다. 13일에는 사장단 회의를 열고 총 3000억 원을 안전경영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울산지청 관계자는 “울산석유화학공단의 설비는 대부분 30∼40년 된 터라 낡았고 위험이 큰 작업은 외주를 주는데 안전 예방이 부실해 사고가 잦다”며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설비 보수 사업장에는 산업안전공단과 협의해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온산공단#현대중공업#LS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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