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무전기 보급 추진
여름 해수욕장 무전망 달라 혼란… 13개 기관과 비상상황 무선 공유
주기적 재난대응 훈련도 하기로
부산지방경찰청이 재난 발생 시 유관기관 간 신속한 상황 전파 및 초기 공동대응을 위해 ‘무전 원터치 공청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7일 오후 8시 32분 부산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민락교에서 뛰어내리겠다”는 문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해경과 119소방본부에 이 같은 상황을 유선으로 통보했다.
다행히 해경에서 고속제트보트를 이용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양모 군(16·중3)을 구조했고 119구급차가 병원으로 이송해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이 기관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까지 출동하는 데 7분가량이 걸렸다. 골든타임(응급상황에서 생존 및 구조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으로 통상 5분 이내)을 놓쳐 귀중한 생명을 잃을 뻔한 것.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수욕장에서는 매년 여름 119 수상구조대와 해경의 무전망이 달라 혼란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찰이 시민 생명 보호와 긴급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핫라인 망’ 구축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15일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 112 종합상황실의 무전 내용을 다른 기관이 함께 들을 수 있는 ‘무전 원터치 공청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먼저 경찰이 사용하는 주파수 공용통신(TRS) 방식의 무전망과 무전기를 13개 기관에 보급한다. 관련 기관에 상황을 전파할 긴급 재난 및 재해가 발생하거나 협조를 받아야 할 것으로 판단되면 공청 단추를 눌러 신고 내용과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 핵심.
참여 기관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안전본부, 남해해양경찰청, 부산해양경찰서, 부산교통공사(지하철), 한국철도공사, 육군53사단, 부산도시가스, 부산시 교통정보센터, GK해상도로, 부산시설관리공단, 부산·김해경전철, 한전 등이다.
그동안 소방과 해경의 경우 112 망으로 제3자 통화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지만 유선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이어서 초기 공동대응이 어려웠다.
참여 기관들은 동시 무전 교신에 따른 상황 및 각 기관 조치사항,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대응과 대처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모의훈련도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부산경찰청은 13, 14일 상황관리관, 당직팀장 등 중간관리자 643명을 대상으로 골든타임 사건 시스템 강화 워크숍을 실시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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