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이 19일 청와대의 보도와 인사 개입설을 부인하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1시 20분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메인 뉴스 ‘뉴스9’가 예정된 시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등 뉴스 프로그램이 축소 방송되거나 결방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길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은 악의적으로 과장, 왜곡됐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 사퇴를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했다는 김 전 국장의 폭로에 대해 “(내가) PD 출신이어서 보도 메커니즘을 잘 몰라 김 전 국장에게 9시 뉴스 아이템에 대해 물어보고 의견을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경 비판 보도 자제 요청’ 등 청와대가 지속해서 KBS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로부터 보도와 관련해)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KBS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로 이날 오후 30분짜리 ‘뉴스7’은 20분, 59분 분량의 메인 뉴스 ‘뉴스9’는 19분으로 축소 방송됐다. 보도본부 부장단이 제작 거부에 동참한 데 이어 팀장급까지 뉴스 제작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20일에는 보도 프로그램의 파행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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