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있지도 않는 딸을… 결혼 청첩장 돌린 공무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60여명에 300만원 축의금 받아… 여수시청 6급 직원 결국 들통

“제 딸이 결혼합니다.”

15일 전남 여수시청의 6급 공무원 A 씨(59)는 선후배 직원들에게 청첩장을 돌렸다. 청첩장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한 결혼식장에서 장녀가 혼례를 치른다는 내용과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다. A 씨는 청첩장 200여 장을 인쇄해 100장을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A 씨의 딸 청첩장은 19일 여수시 직원 전용 인터넷 내부 게시판에도 올랐다.

청첩장이 내부 게시판에 오르자 일부 직원들이 여수시 감사실에 “A 씨는 딸이 없다”고 제보했다. 감사실이 A 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청첩장에 적힌 결혼식장은 존재하지도 않고 딸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장녀라고 주장한 당사자는 이혼한 전 부인과 재혼한 남편 사이에서 출생한 딸로 A 씨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재혼해 미성년인 아들 2명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감사에서 허위 청첩장을 돌린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여수시는 21일 A 씨의 팀장 직위를 박탈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말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는 A 씨는 지인 60여 명에게 300만 원 정도의 축의금을 받았으며, 문제가 되자 이를 모두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시청#공무원#축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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